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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적 보복인사 횡행하는 공영방송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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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적 보복인사 횡행하는 공영방송 MBC

입력
2014.11.0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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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수익성 강화를 내세워 교양제작국을 전격 해체한 데 이어 시사교양PD와 기자들을 무더기로 비(非)제작부서로 내모는 상식 밖의 인사를 단행한 것을 두고 언론계 안팎에서 비판이 거세다. MBC는 이번 인사를 ‘조직 역량 강화를 위한 최적의 인력 재배치’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교육발령 12명을 포함한 120여명의 전보명단에는 사회고발 프로그램을 제작했거나 경영진의 전횡을 비판해 온 PD와 기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MBC 노조ㆍ기자회ㆍPD협회의 지적대로 ‘미운 사람을 찍어내려는 보복성 인사’라는 혐의를 받기에 충분하다.

단적인 예로 간판 시사프로그램인 ‘PD수첩’ 출신들이 집중 타깃이 됐다. 영화 ‘제보자’의 주인공 모델로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을 파헤친 한학수 PD는 신사업개발센터로 발령 났다. 3년 전 경인지사로 전보됐다가 소송에서 이기고도 ‘신천교육대’로 불린 교육발령을 받은 데 이어 세 번째 부당인사다. PD수첩 책임PD를 지낸 김환균 PD와 팀장 출신인 조능희 PD도 제작과는 무관한 경인지사와 편성국으로 각각 전보됐다.

사내 전산망에 경영진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중징계를 받았던 이용주 기자 등 교육발령자의 면면을 보면 보복인사의 성격이 더 확연히 드러난다. 20여년 경력의 고참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서 주는 상을 수상한 베테랑 PD들도 ‘업무실적이 미흡한 저성과자’로 찍혀 교육 대상이 됐다. 평가기준도 납득하기 어렵지만 농장 견학과 효 사상 등 강의로 채워진 가나안농군학교 2박3일 입소까지 포함된 교육일정을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2012년 170여일 파업에 대한 보복 조치로 기자ㆍPD 등 100여명을 교육 대상자로 분류해 브런치 만들기 따위 강좌를 한 ‘신천교육대’의 재판이다.

MBC는 김재철 전 사장 시절 공정방송 회복 등을 내건 두 차례 파업과 잇따른 보복인사, 상호 소송전 등으로 만신창이가 됐고, 지금도 그 시절 사람들이 요직을 장악해 전횡을 일삼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14년 상반기 방송프로그램 시청자 만족도 평가지수’에서 MBC는 지난해에 이어 올 1ㆍ2분기에도 4개 지상파 방송 중 꼴찌를 기록했다. 당연한 결과다. 사측은 ‘공정방송, 사회적 약자 보호’ 등 방송강령 준수는커녕 최소한의 상식도 저버린 이번 인사로 실낱같이 남아있던 안팎의 기대마저 허물었다. 낙하산 사장을 선임하는 거수기 노릇만 하며 사태를 수수방관해 온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에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공영방송 MBC의 몰락이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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