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反)부패 전방위 사정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 상황 기밀 등이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에게 새 나간 사실이 드러났다. 부정부패와 정변 모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저우 전 서기의 처리 방향이 공표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고 지도부 내 권력 투쟁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중국 잡지 재경(財經)은 3일 소식통을 인용, 지난 5월 웨이젠(魏健)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제4기율검사 감찰실 주임이 갑자기 낙마한 것은 저우 전 서기에게 쓰촨(四川)성 관련 부패 조사 기밀 사항 등을 누설하고 보고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지난 5월 홈페이지를 통해 웨이 주임과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부국장급 기율검사위원이자 감찰 전문요원인 차오리신(曹立新)이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혐의에 대해선 “엄중한 기율 및 법률 위반”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특히 저우 전 서기에게 새어 나간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기밀 사항이 쓰촨성 관련 부패 조사건인 점은 충격을 주고 있다. 저우 전 서기는 이른바 쓰촨성을 기반으로 한 정치 세력을 일컫는 쓰촨방의 좌장이다. 저우 전 서기는 쓰촨성 서기를 지냈다. 새 지도부 들어 사정 당국의 첫번째 장차관급 조사 대상이 리춘청(李春城) 전 쓰촨성 부서기였던 데엔 이런 배경이 있었다. 그럼에도 쓰촨성 관련 조사 기밀이 곧바로 저우 전 서기에게 보고됐다는 것은 사실상 저우 전 서기 측이 자신들을 향한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동향을 손바닥 보듯이 파악하고 있었다는 얘기이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마저 저우 전 서기 사람들이 장악하고 있었다는 것은 시 주석의 반부패 투쟁이 얼마나 험난한 과정을 거치며 이뤄지고 있는 지도 보여준다. 한 소식통은 “지난달 20~23일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저우 전 서기의 처리 방향이 공개되지 않은 것은 아직 시 주석과 다른 세력간의 힘겨루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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