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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무조건 격리…북한이 에볼라 겁내는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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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무조건 격리…북한이 에볼라 겁내는 사정

입력
2014.11.0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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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확산에 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유난히 감염 우려가 있는 외국인 입국 금지 등 엄격한 통제를 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는 북한이다. 에볼라 통제 강화 이후 북한을 다녀온 가디언 기자의 2일 르포로 실태를 알아본다.

어린아이들은 의료진의 다리 위에 앉아서 에볼라의 위험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수도의 공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들과 시민들은 격리시설에 몇 주간 갇혀있는다. 관광객은 대놓고 추방한다.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에볼라 검역은 전염이 가장 심한 서아프리카 지역이나 그 인근이 아닌 몇 천 ㎞ 떨어진 북한에서 행해지고 있다. 북한은 그러지 않아도 취약한 경제에 해를 주면서까지 외부인들과 접촉을 엄격하게 심사해 고립을 더 심화시키고 있다.

가디언은 관광객의 통행이 금지된 이후이자 격리가 한층 강화되기 이전에 북한으로 들어간 몇 안 되는 사람들에 속했다. 그들의 두려움은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다. 원래 방문할 예정이었던 공장과 연구소의 견학이 에볼라 위험을 이유로 취소되었다. “에볼라 히스테리 같다. 사람들이 매우 겁을 먹고 있다”고 북한에 있는 외국인중 한 명이 말했다.

매일 밤 뉴스에서는 에볼라 부분을 꽤나 길게 방영하고 있다. 외국의 전염사례와 보호복 착용 모습 등을 보여주며 자신들이 실행중인 예방절차도 보여준다. “에볼라의 발병을 막기 위해 북한인들에게 빠르고 위생적인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목적”이라지만 이런 뉴스는 사람들을 안심시키기보다 오히려 혼란을 야기했다. 평양에 주재하는 한 서양인은 “사람들이 외국인들에게 정보를 물어본다. 그들은 에볼라가 무엇인지 잘 모르고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양 순안공항에는 군복을 입은 병사들이 작고 볼품없는 터미널을 대신할 번쩍거리는 건물을 완성하기 위해 고역을 치르고 있다. 북한으로 해외 관광객을 더 많이 불러들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외에도 평양의 돌고래 수족관이나 미림 승마장 등 외국 관광객을 겨냥한 시설들이 있다. 하지만 외화를 벌기 위해 벌이던 계획들 중 일부는 보류 상태에 있기도 하다. 외국인이 머물 수 있는 양각도호텔은 몇몇 중국인들과 외국인을 제외하고는 텅 비었다.

에볼라에 대해 유별나게 엄격히 통제하는 것은 외부세계와 접촉해서 이익을 얻고 싶지만 그로 인해 닥칠 우려를 떨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보건시스템이 허술하기 때문에 2003년 사스(SARS) 때와 비슷한 수준의 검열을 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북한 전문가 헤이즐 스미스는 “너무 과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며 “그들은 그런 질병(에볼라)이 발병했을 때 자신들이 통제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걸 아주 잘 알기 때문에 사스와 조류독감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황에 대한 자신들만의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사스를 피했던 몇 안 되는 국가 중에 하나”라며 “그들은 당시 썼던 방법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에볼라에도 통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여러 나라에서 어떤 검역이 적절한지 논란이 되고 있지만 북한처럼 강력하게 통제하는 국가는 아직 없다. 북한은 지난달 23일부터 단체관광객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에볼라 감염지역의 국민들은 입국 자체가 불허된다. 에볼라 감역지역과는 관련 없는 곳에서 왔는데도 흑인 두 명이 바로 격리조치 되었다가 한 명이 풀려났다. 게다가 지난달 30일에 북한 당국은 검역의 강도를 더욱 강화했다. 북한에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을 3주간 격리시키며 그전에 들어온 외국인도 매일 체온검사를 의무화 했다. 북한 소식을 주로 전하는 인터넷매체인 데일리NK에 따르면 자국내에서 평양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여행 역시 통제하고 있으며 평양에 오기 전에 건강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외국인들의 통행금지는 해외 거래에 치명적일 수 있다. 그 때문인지 격리를 면제받는 이들도 생겨났다. 여러 차례 출입국한 기록이 있는 중국인들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스미스는 “북한은 10년 전과 달리 거래를 계속해야 할 이유가 있다”며 “상업적인 거래를 끊는 짓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고위층들이 모두 그런 거래로 이익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AP통신는 북한의 에볼라 검역 강화에 중국의 사업자들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신화뉴스도 중국 국민은 한 명도 격리조치를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상언 인턴기자(동국대 국제통상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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