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지방 높은 한국인 고려
유럽 가이드라인 많이 수용
한국인에게 맞는 새로운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치료지침이 올해 안에 마련된다.
한국지질ㆍ동맥경화학회가 주관하고 국내 16개연관학회로 구성된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제정위원회’는 최근 공청회를 열어 한국인 지질이상 특성과 임상근거를 반영한 새 치료지침안을 내놨다. 30세 이상 성인 가운데 고지혈증은 11.5%(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로 당뇨병 유병률(9.6%)보다 높다.
새 치료지침은 1996년 첫 선을 보인 이래 두 번째 개정판이자 세 번째 정규집(3판)으로, 2009년 2판 수정보완판 이후 5년 만에 바뀌는 것이다. 특히 유럽(2011년)과 미국(2013년)의 가이드라인이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관점과 치료전략에서 차이나 혼선을 초래한 바 있다.
새 치료지침은 LDL(저밀도ㆍ나쁜)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낮춰 급진적인 변화를 꾀한 미국 가이드라인과 고지혈증, 고중성지방혈증, 저HDL(고밀도ㆍ착한) 콜레스테롤혈증을 포괄하는 이상지질혈증의 새로운 정의를 담은 유럽 가이드라인 중 유럽 가이드라인을 많이 수용했다.
새 치료지침은 약물치료의 1차 목표를 LDL 콜레스테롤을 목표치 이하로 조절하는 동시에 2차 목표로 비HDL 콜레스테롤 목표치 이하 조절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미국 가이드라인에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한국 등 아시아인에서 중성지방이 높게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정창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미국 가이드라인을 따르면 치료가 고ㆍ중강도 스타틴에 집중되는데, 투약강도에 따른 지질 강하 정도는 인종ㆍ개인별 차이가 크므로 기존 목표치를 없애고 일괄적으로 중등도 이상 용량의 스타틴계열 약을 투여하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스타틴계열 약(프라바스타틴, 심바스타틴, 피타바스타틴,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은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의 90%나 된다.
다른 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환자는 스타틴 저용량이나 상용 용량을 통한 LDL 콜레스테롤 강하 효과가 서양인보다 높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에서 고강도 약제 투여의 이점과 부작용에 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치정(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학회 이사장은 “스타틴 계열 약 효과가 증명됨에도 불구하고 환자 중 상당수가 약을 먹지 않고 있다”며 “약을 적극적으로 먹는 것이 건강 장수비결”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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