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권의 온실가스 농도가 지난 80만년 이래 최고 수준이며 지구 온도 상승을 2도 이하로 억제하려면 오는 2100년까지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일 지적했다.
IPCC는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과학자들과 정부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후변화에 대한 제5차 평가종합보고서를 채택했다. 이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 평가와 대응책 마련 작업을 해온 IPCC가 2007년 이후 7년만에 내놓은 것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들이 내년 말 파리에서 체결을 목표로 하는 교토의정서 대체 온실가스 감축 협약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50년 이후 관측된 기후 환경 변화는 지난 수십 년은 물론 1,000년 간에도 찾아볼 수 없었던 수준이다. 특히 1983년부터 2012년까지 30년간은 지난 1,400년 사상 가장 따뜻한 기간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후 변화로 생물 멸종, 식량생산 저하, 질병 증가, 사회적 갈등 증가 등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IPCC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2000~2010년 연평균 2.2% 증가(1970~2000년에는 1.3% 증가)하는 등 갈수록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구 온도 상승을 2도 이하로 억제하려면 산업화(1861~1880년) 이후 이산화탄소 누적 배출량이 2,900GtCO2 이하가 돼야 하지만 2011년에 이미 이 양의 3분의 2에 달하는 1,900GtCO2가 배출된 상태여서 앞으로 수십 년 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000GtCO2 이하로 억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현재 30% 수준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2050년까지 80%로 늘어나야 하며 이산화탄소 포집 저장기술(CCS)을 수반하지 않은 화석연료 사용을 2100년까지 완전 중단하도록 요청했다.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이 취해지지 않는다면 금세기 말 지구 온도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5도 가까이 올라갈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온실가스 배출을 0으로 만드는 모든 시나리오를 서둘러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온실가스 누적배출량은 108.4억tCO2으로 세계 19위. 2011년 배출량으로만 따지면 세계 8위이고 화석연료 연소 기준으로는 세계 7위 수준이다.
라젠드라 파차우리 IPCC 의장은 보고서에서 “우리에겐 기회가 있고 선택 또한 우리 손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와 관련해 “각국 정상은 반드시 행동해야 한다”며 “시간은 우리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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