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조만간 인터넷에 방영하는 해외 드라마 분량을 제한하고, 방영 전 심사를 받게 하는 등 엄격한 관리와 통제에 들어갈 것이라고 중국 언론이 2일 보도했다. 이런 조치가 시행되면 중국 인터넷에서 본국과 사실상 동시에 방영돼 인기를 끌어온 한류 드라마와 미국 드라마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와 인민망(人民網) 등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상에는 최근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가장 엄격한 수준의 인터넷 해외 드라마 관리 방법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문과 함께 ‘수량제한’, ‘선(先)심사제’, ‘등기절차’ 등을 골자로 한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내년도에 올해 방영된 중국산 드라마의 30% 수준만을 중국 인터넷에서 방영할 수 있으며 국가별 소재별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
두 번째로 ‘선(先) 심사, 후(後)방영’ 제도가 도입돼 기존의 관행이었던 동시 방영은 불가능해진다. 내년에 방영될 해외 드라마는 완성된 드라마 한 시즌 분량과 자막을 모두 제출해 중국 당국의 심사를 받아 허가증을 취득한 후에야 방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올해 9월 이전에 방영된 해외 드라마는 내년 3월 31일 이전까지 등기를 완료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신문은 이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미국과 한국 드라마가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본국 방영 후 6개월에서 1년은 지나야 중국에서 방영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이미 중국 시청자들에게 익숙해진 ‘동시 시청’이 더는 불가능해질 것으로 신문은 전망했다. 신문은 광전총국이 지난 9월에 발표한 규정에 유사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서 엄격한 통제 관리는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중국의 주요 인터넷 방송 사이트들은 정식 통지를 받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인민망은 더 구체적으로 ‘상속자들’과 ‘별에서 온 그대’로 대표되는 한국 드라마는 촬영과 방영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드라마 전체를 제출해 심사를 받아야 한다면 ‘동시 방영’은 원천적으로 봉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미국 드라마는 범죄ㆍ첩보 드라마가 많아 잔인하고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이 다수 포함돼 심사과정에서 삭제될 내용이 많을 것이라고 인민망은 예상했다.
올해 초 중국 당국은 자국의 동영상 전문 사이트에 대해 미국 드라마를 비롯한 일부 TV 프로그램 상영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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