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 천공이 신해철 사인을 밝힐 열쇠로 떠올랐다.
고(故) 신해철이 응급수술을 받을 때 소장에 천공이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천공(穿孔)이란 의학용어로 복막이나 위벽에 생긴 구멍을 뜻한다. 소장에 생긴 천공을 6시간 내에 치료하지 않으면 패혈증이나 복막염이 생길 수 있다.
신해철은 10월 17일 장 협착 수술을 받았고, 통증 때문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닷새 뒤 심장이 정지돼 응급 수술을 받았다. 장 협착(腸狹窄)은 병이나 외부 압박으로 장이 좁아지는 증상이다. 서울 아산병원 의료진에 의해 10월 22일 발견된 소장 천공이 장 협착 수술 당시 생겼다면 의료사고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유족은 10월 31일 발인을 마치고 신해철을 화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동료가수 이승철과 윤종신 등이 유족에게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하자고 부탁했고, 부인 윤원희씨도 동의하지 않은 수술이 이뤄졌는지 의심하고 있던 터라, 신해철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은 갑작스럽게 결정됐다.
이승철은 기자회견에서 "정확한 사인을 밝히자는 동료 가수의 부탁을 유족이 심사숙고 끝에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윤종신은 "화장하면 의문사로 남게 된다"면서 "의료사고인지 아닌지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해철 아내 윤씨는 10월 30일 "주치의가 (장 협착) 수술 마지막에 위를 접어 축소하는 수술을 했다고 설명했는데 사전 설명이나 수술 동의를 한 적이 없어 (남편이 주치의에게)항의했다"고 말했었다.
신해철 가족은 경찰에 사망 원인을 밝혀달라고 부탁했다. 신해철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는 "수술 후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병원 측 업무상 과실치사 가능성이 있으니 수사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고소장을 서울 송파경찰서에 제출했다. 송파경찰서는 1일 오전 신해철을 수술한 S 병원을 압수수색해 신해철과 관련된 진료와 수술 기록을 확보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3일 정오 신해철을 부검한다.
이상준기자 ju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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