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세브란스 병원 등 빅5
타지역 환자가 진료비 61% 지출
대구에 사는 김승우(28ㆍ가명)씨는 세 달에 한 번씩 치료를 위해 서울에 올라간다. 그는 2006년 궤양성대장염이 발병한 후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통원치료를 하다 2010년 서울 세브란스병원 전문의로 주치의를 바꿨다. 김씨는 “서울까지 이동하고 진료 순서를 기다리는 데만 꼬박 하루가 걸리지만, 그래도 신뢰도가 높은 서울의 병원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김씨의 아버지 역시 몇 해 전 인공고관절 재수술을 서울삼성병원에서 받았다. 김씨는 “위험부담이 큰 수술은 지방대학병원 의료진들이 먼저 ‘서울 큰 병원을 알아보라’고 권할 정도로 지역, 의료기관 간 수준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 주요 5개 병원의 환자 절반 이상이 타지역에서 온 것으로 나타났다. 타지역 환자의 외래진료도 해마다 늘고 있어 서울로의 의료 ‘쏠림 현상’이 해마다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상위 5개 대형병원(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의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진료환자는 모두 214만6,023명으로 이중 51.2%가 타지역 환자였다. 타지역 환자의 비율은 2011년 49.3%, 2012년 50.7%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진료비 기준으로 보면 빅5 병원 전체 진료비(2조 8,447억여원) 중 61.2%(1조7,408억여원)가 타지역 환자가 지출한 것이었다. 이 비중 역시 2011년 55.1%에서 2012년 61.2%로 증가세다.
타지역 환자의 빅5 이용은 입원 시 더 두드러져 지난해 빅5 병원 입원환자의 61.6%, 입원 진료비의 63.9%가 타지역 환자 차지였다. 입원환자 비율은 2011년 54.1%에서 2012년 61.6%로 급증했다.
외래진료 환자 역시 2011년 94만6,000여명(전체 외래환자의 47.4%)에서 2012년 104만7,000여명(48.9%) 지난해 109만명(49.2%)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이처럼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계속되면서 동네 의원들의 사정이 나빠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문정림의원이 건보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것에 따르면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 점유율은 지난 2004년 35%에서 지난해 28%까지 떨어졌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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