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핼러윈데이에 미국에서는 에볼라 전신 보호복의 인기가 매우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핼러윈데이를 전후해 핼러윈데이 복장을 파는 가게에는 에볼라 전신 보호복과 마스크, 고글로 완전 무장을 사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핼러윈데이는 가톨릭의 모든 성인을 찬미하는 날인 만성절 전날인 10월 31일에 행해지는 축제로 아이들이 기괴한 복장을 하고 이웃을 돌아다니며 사탕, 과자 등 음식을 얻어먹는다.
연매출의 절반가량을 핼러윈데이 때 올리는 버지니아주의 복장업체 ‘토털 프라이트’ 관계자는 “올해 핼러윈데이에 어른들은 에볼라 관련 복장을, 소녀들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테마 복장을 주로 사갔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어른들이 핼러윈데이에 특이한 복장을 입는 것은 1970년대부터 시작했다. 이전에는 어린이들만 분장을 하고 집집을 돌아다니며 사탕을 얻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후 상당수 미국인들은 핼러윈데이를 맞아 평소에는 입을 수 없는 옷을 골라 일종의 ‘일탈’을 시도하는 동시에 자신의 센스를 과시해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핼러윈데이 복장에 시대상이 반영되는 추세가 갈수록 두드러진다. 실제로 2008년에는 조류독감 복장이, 2009년에는 당시 사망한 유명 가수 마이클 잭슨 관련 옷들이 인기를 끌었다.
올해 에볼라 복장을 한 사람들 중에는 댈러스에 사는 제임스 폴크처럼 집 앞 마당을 에볼라 격리병원처럼 꾸미고 전신 보호복을 입고 기부를 유도하는 경우도 있었다. 서아프리카 에볼라 지원 사업을 벌이는 구호단체 ‘닥터스 오브 더 월드’는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게재한 광고에서 구호복을 입은 의료관계자 사진과 함께 “이곳에서는 이런 모습이 복장에 불과하지만 그곳에서는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복장”이라며 기부를 유도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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