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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캠프 싱크탱크 참여부터 끈끈한 '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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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캠프 싱크탱크 참여부터 끈끈한 '끈'

입력
2014.11.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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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신뢰… 허태열씨 이번 정권 인선에 '중개역'

관행처럼 사라지는 운명… 비리와 연결돼 정권 흔들기도

박근혜정부의 성균관대 인맥
박근혜정부의 성균관대 인맥

“고려대 출신은 마치 죄라도 진 듯 철저히 배제되는 분위기다.”MB정부 시절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장을 지낸 한 전직 관료의 말은 박근혜 정부 들어 학연으로 피해를 봤다는 푸념으로 들렸다. 역대 정권이 내각이나 청와대 인선을 하며 내세운 기준 하나가 지역ㆍ학교 안배였다. 인사 때면 그 만큼 코드인사가 벌어진다는 방증인데, 정권이 바뀌면 편중인사의 역풍도 만만치 않은 게 우리 현실이다. 현 정부에서 성균관대 출신 부각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근혜 정부, 왜 성대를 선택했을까

집권 2년 차인 현 정부의 선호 학맥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성대로 굳어지고 있다. 정홍원(법학63학번) 총리와 황교안(법학77) 법무장관 유임으로 성대 출신은 1기 내각에 이어 2기 내각에서 2명이 유지됐다. 청와대 비서진 12명 중에서 성대 비중은 집권 초기 허태열 전 비서실장을 포함해 5명에서 현재 3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이는 4명이 포진한 서울대와 비슷한 규모이고, 또 비서실장이 교체되고 교육문화수석이 공석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그대로인 셈이다. 직전 MB정부 학맥이던 고대 출신은 내각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유일하다. 고대출신은 청와대 수석급 비서진은 전무하고 비서관급에서도 정호성 1부속비서관 뿐이다. MB정부 집권 2년 차일 때 고대 출신은 3개(통일, 법무, 국토해양) 장관직을 차지했다. 그렇다면 이번 정권과 성대는 무슨 인연이 있을까. 청와대의 성대 강세에 대해선 2007년과 2012년 대선을 앞두고 형성된 전문가 그룹에 성대 출신이 다수 참여, 박 대통령의 신뢰를 쌓았다는 분석이 있다. 안종범 경제수석(경제76)이나 유민봉 국정기획 수석(행정77) 등이 이런 경우로 대통령의 신임이 큰 편이다. 곽상도(민정ㆍ법79) 모철민(교육문화ㆍ경영78) 등 전 수석비서관들도 유사한 경로를 거쳤다. 청와대 사령탑을 맡았던 허태열(법64) 전 비서실장을 주목하는 이도 있다. 그가 성대 출신들이 이번 정권에 발을 들여 놓는 매개가 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허 전 실장은 1974년부터 10년 넘게 청와대 비서실에서 근무, 당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한 박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성대 출신들이 인간관계와 의를 중시하며 서로 이끌어 준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황교안 장관은 법대 동창회장을 지냈고, 허 전 실장은 국회 동문회장, 이남기 전 홍보수석(신방68)은 언론인회장을 맡으며 성대의 끈을 놓지 않았다. 성대출신 공직자들도 ‘성지회’등의 모임을 통해 유대감을 유지하고 있다. 성대 출신의 한 교수는 “조직에서 상대적으로 소수이다 보니 자연스레 뭉치는 문화가 형성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권 뒤가 두렵다”… 곳곳에서 고려대 출신 배척

정권 혜택을 받은 학맥은 다음 정권에선 철저히 배제되는 것도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시절 청와대 3대 요직으로 꼽히던 국정상황실장에 이광재(연세대83)씨에 이어 김우식 비서실장(화공57) 김만수 춘추관장(사회84) 천호선 의전비서관(사회80) 이정호 시민사회수석(정치78) 윤태영 제1부속실장(경제79) 윤후덕 정책조정비서관(사회76) 박선원 외교안보전략비서관(경영82) 등이 임명되면서 연대 출신이 정권 학맥으로 꼽혔다. 그러나 MB정부 들어 연대 출신들은 점차 뒤로 물러나면서 2기 내각 때인 2008년 10월 당시 내각은 물론 청와대 수석에도 한 명도 기용되지 않았다. 정부 입김이 작용하는 금융권도 이런 영향을 벗어나지 못해 MB정부 시절 4대 금융지주 회장직은 신한을 빼고 모두 고대 출신이 차지했다. 다시 정권이 바뀐 지금 이들 자리는 성대가 잇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이순우 회장은 성대 법학 70학번이고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도 행정학 73학번 출신이다. 이번에 KB금융 수장에 오른 윤종규 회장도 성대(경영75)를 나왔다. 이런 학맥 형성이 종종 비리로 연결돼 정권 신뢰를 뒤흔들었던 게 역대 정부에서 나타난 공통된 현상이다. MB정권에서 실세로 통한 고대 출신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와 원전 비리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 받았고, 이 대통령과 고대 동기였던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역시 세무조사 무마청탁 혐의로 형을 살았다.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 명륜당.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k.co.kr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 명륜당.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k.co.kr

보수적인 공무원들, 학연(學緣) 생산

박 대통령이 관료집단의 ‘그들만의 리그’를 혁파하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학맥은 공무원 사회에서 뿌리깊다. 고시 합격자 대부분이 일부 대학에 집중되다 보니 타대 출신을 배척하는 관행이 자리 잡았다. MB정부에서 경제부처 국장을 지낸 A씨는 “고시 출신들은 동향 또는 동문끼리 뭉쳐 호형호제하며 파벌을 형성해 세력을 키운다”며 “고시 합격자가 소수인 대학 출신은 고향 선배에게 붙어야 그나마 승진 여력이 생긴다”고 했다. 각 부처의 주요 보직마다 계보가 형성되고, 정책을 둘러싼 파워게임이 벌어지는 것도 그 폐해다. 74년 고교 평준화 도입 이후 약화됐지만 대표적인 학맥은 경기고ㆍ서울대 출신인 KS라인이다. 이헌재(전 경제부총리) 김중수(전 한국은행 총재) 최중경(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 KS라인은 관가 인맥을 대표했다. 서울대 출신은 고시 합격자 대다수를 차지하기에 학과로 뭉치기도 한다. 가령 경제부처에서 법대와 경제학과 사이에 파벌이 형성되고, 교육부는 교육학과 출신이 아니면 비주류로 분류된다. 외교부에서는 외교학과나 법대 출신이 요직을 거의 차지하고 있다. 재무부 출신의 금융계 인사 B씨는 “관료사회에 학연이 크게 작용한 건 사실이다”며 “하지만, 동문 간 연대감이 적고, 외고 등 신진 학교 출신이 많아지면서 관료사회의 ‘그들만의 리그’도 점차 바뀌지 않겠느냐”고 낙관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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