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동문들은 박근혜 정부 들어 성대 출신의 고위직 임용이 두드러진 현상에 대해 그 동안 고시에서 성대 출신이 두각을 나타낸 결과라고 해석한다. 그렇다면 실제 역대 고시에서 성대의 비중은 어느 정도나 될까.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09~2013년)간 행정ㆍ사법ㆍ외무 3대 고시에서 성대는 총 317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전체 합격자(4,813명)의 6.5%를 차지하는 결과다. 1위인 서울대는 1,384명(28.7%)의 합격자로 명성을 과시했다.
사법고시의 경우 성대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5년간 단 한번도 넘어서지 못했다. 총 3,330명 합격자 중 서울대 출신이 26%(867명)의 비율을 보였고, 그 뒤가 531명을 배출한 고려대(15.9%)였다. 연세대 출신 합격자도 12.6%(418명)를 차지해 성대(247명ㆍ7.4%)와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성대는 오히려 한양대와 경쟁하며 4,5위에 번갈아 올랐다.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는 54명(1.6%)으로 사시와는 거리가 있었다.
행정고시(기술직 제외)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성대 출신은 70명으로 전체 합격자(1,309)의 5.3%에 불과했다. 서울대는 성대의 6배 이상인 446명(34.1%)을, 고려대(234명ㆍ17.9%)와 연세대(215명ㆍ16.4%)도 3배가 넘는 200명 이상 합격자를 양성했다. 다만, 역대 행시에서 성대가 서울대에 이어 2위를 기록한 적은 80, 81, 86년 등 3번이 있었다. 이번 정부에서 전성기를 맞은 행시23회(79년) 합격자 248명 중에서도 성대 출신은 10.0%(25명)로 평균치의 2배 수준이었다. 성대 행정학과를 나온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23회 출신이다.
외무고시의 경우 3개 대학과 성대의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최근 5년 간 서울대는 71명(40.8%)을, 고려대와 연세대는 그 절반 격인 32명(18.3%), 29명(16.6%)의 합격자를 각각 냈다. 서강대가 10명(5.7%)으로 4위를 기록했다. 반면 성대는 단 1명의 합격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성대 출신 외시 합격자는 그나마 67~79년 7명(2.2%), 80~99년 16명(2.7%)만 있었다. 이 기간 역시 서울대(501명ㆍ56.1%) 연세대(121명ㆍ13.5%) 고려대(85ㆍ9.5%)가 1~3위를 독식했다. 이 결과처럼 외교관 출신이 대부분 장관으로 등용되는 외교부(광복 이후 졸업자)에서 한승수ㆍ박정수(연대) 이범석(고대)을 제외한 역대 장관들이 모두 서울대 출신이기도 했다. 고시와는 다른 공인회계사(CPA)에서 성대는 연세대(639명) 고려대(588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합격자(400명)를 냈는데 이는 서울대(343명)보다 많은 것이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