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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의 롯데, 이종운 코치에 새 지휘봉

입력
2014.10.3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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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진 前 감독 부임서 내분 시작

성적 악화까지 겹쳐 끝없는 불화, 신임 감독 내부 인사 승격으로 가닥

이종운 감독, "선수들과 대화 통해 하나하나 풀어 훈련에 집중하겠다"

이종운 1군 주루코치가 계약 기간 3년에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등 총 8억원의 조건으로 롯데의 16대 감독에 부임했다. 사진은 이 감독이 주루코치 시절 부산 사직구장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 롯데 제공
이종운 1군 주루코치가 계약 기간 3년에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등 총 8억원의 조건으로 롯데의 16대 감독에 부임했다. 사진은 이 감독이 주루코치 시절 부산 사직구장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 롯데 제공

내분 사태로 난파 직전까지 내몰린 거인구단의 새 지휘봉을 이종운(48) 1군 주루코치가 잡았다.

롯데는 31일 “이종운 감독을 제16대 감독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 3년에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등 총 8억원의 조건이다. 구단 내부 갈등 수습과 성적 향상이라는 과제를 한꺼번에 짊어진 이 신임 감독은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최근 선수단과 구단 프런트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 내분 사태는 김시진 전 감독이 2년 전 롯데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시작됐다. 김 감독이 데려온 코치들과 롯데 프랜차이즈 출신 코치들은 사사건건 충돌했다.

성적이 좋았다면 갈등은 수면 아래로 잠겼겠지만 김시진이 이끈 롯데는 2년간 ‘가을 야구’와 인연이 없었다. 성적에 불만을 품은 구단 프런트는 현장에 깊숙이 개입하며 감놔라, 배놔라 일일이 간섭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프런트와 코치진, 선수단의 반목도 깊어졌다.

결국 정규시즌 마지막 날 계약 기간 1년을 남겨둔 김 전 감독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고 프런트는 후임 감독으로 공필성, 권두조 코치를 차기 사령탑 후보로 염두에 뒀다. 이 때부터 잠재된 내부 갈등이 폭발했다.

27일 한 스포츠 매체가 “롯데 선수단이 최하진 대표이사를 만나 공필성 코치의 감독 선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하지만 롯데 선수단은 이날 오후 주장 박준서가 선수단을 대표해 “선수단은 공필성 감독 결사반대라는 말을 한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 보였지만 프런트를 옹호하는 듯한 다른 언론 보도가 나오자 모든 것이 틀어졌다. 프런트에 놀아난 듯한 배신감에 휩싸인 선수단은 저녁 늦게 회동을 하고 28일 새벽 성명을 발표했다. 선수단은 성명서에서 당시 문자 메시지가 프런트의 협박과 회유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프런트가 반박기사를 요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프런트 한 직원의 실명을 거론하고 모든 원인을 그에게 몰아갔다. 이 직원이 오고부터 “편이 갈리고, 라인이 생기고, 코치와 선수의 불화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롯데 구단은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사태는 팀 내 각 구성원이 좋은 성적을 내고자 노력하는 열정이 상호 충돌해 발생했다”며 “팬들에게 우려와 걱정을 끼쳐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튿날 선수단-프런트 갈등 사태의 핵심 인물은 장기 휴가에 들어갔다.

극심한 내부 갈등을 겪은 롯데는 후임 감독으로 외부 인사 영입보다 내부 인사를 승격시키는 것에 무게를 뒀다. 선수들에게 형처럼 다가갈 수 있고, 기존의 코치진과도 무리 없이 섞이며 팀의 화합을 도모하는 데 적합한 인재가 필요했다. 결국 롯데는 1989년부터 1997년 은퇴할 때까지 롯데 유니폼만을 입은 프랜차이즈 스타 이종운 1군 주루 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택했다.

이 감독은 “우선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코치로서 선수들을 대하는 역할과 감독으로서의 역할은 차이가 있다. 선수들과 교감을 나누는 것이 최우선인 것 같다. 선수들이 마음을 잡고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감독으로서 분위기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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