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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고급브랜드 이미지로

입력
2014.10.3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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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자들도 성향 변화, 가격만 보고 구매결정 안해

중장기적으로 생존 위해선 BMW급 이미지 확보해야

중국 정부는 제11차 5개년 자동차산업부문계획(2006~2010)에서 2010년 자동차생산 목표를 900만대로 정했다. 목표치라는 것은 달성하기 쉽지 않은 숫자라는 의미이다. 그렇지만 2010년 실제 자동차생산 및 판매는 1,800만대를 넘어섰다. 예상을 크게 뛰어 넘는 수치였다. 작년 중국 자동차시장규모는 2,198만대였다. 올해도 이미 9월 말까지 1,700만대가 판매되어 작년 동기 대비 7%나 늘어났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전체로는 2,350만대를 넘어설 것이다.

중국 자동차시장은 여전히 더 늘어날 것이다. 2013년 말 중국의 자동차보유대수는 1억3,700만대이지만 인구 1,000명당 보유대수는 99.7대에 불과하다. 한국 자동차판매가 최고치에 달했던 시기는 1996년인데, 이 당시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자동차보유대수는 209.8대였다. 인구밀도 등을 고려한다면, 같은 소득수준에서 중국의 자동차보유율이 더 높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중국도 인구 1,000명당 자동차보유대수가 적어도 210대에 도달할 때까지는 자동차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다. 현재 중국은 교통 혼잡 및 대기오염문제 때문에 대도시를 중심으로 자동차판매를 규제하고 있어 빠른 판매 증가는 이루어지기 힘든 구조이지만 2~3선 도시나 농촌, 서부지역 등을 중심으로 향후 6~7년 동안 7~8%의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이 지속될 것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가 조사한 2015년 중국 주요 자동차기업들의 생산 및 판매 목표는 총 4,000만대에 달한다. 이는 중국의 자동차생산능력이 단기간 내에 큰 폭으로 증가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올해의 자동차 판매 증가율 7%가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2015년 중국의 자동차판매는 2,500만대 정도가 되어 주요 기업의 생산목표 대비 1,500만대가 남아돌게 된다. 결국 상당한 공급과잉에 직면하게 되고, 중국시장은 업체간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기업별로는 공급과잉에 대한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다. 공급과잉에 대한 논란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왔지만 주요 다국적기업 합작업체들은 오히려 공급이 딸려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도 무조건 가격만 저렴하다고 자동차를 구매하지는 않는다. 품질, 기능, 디자인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중국 독자브랜드들의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 요구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 데 기인하는 것이다. 중국 독자브랜드들의 시장점유율은 경소형차 우대 정책실시로 2010년 최고 수준에 도달하였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자동차는 중국 독자브랜드에 비해 다소 비싸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다국적 기업제품에 비해 저렴하면서 품질이나 기능, 디자인 등이 뒤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돼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에서도 고급이미지를 기반으로 독일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중국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고급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중국시장에서 브랜드이미지를 단기간에 향상시키기 힘들다. 소비자들이 제품 가치를 인식할 수 있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선진국 시장에 비해 중국 같은 후발 시장에서는 브랜드에 의한 고정관념을 깨기가 쉽지 않다. 낮은 브랜드 이미지로 실제 가치에 비해 저평가 받는다면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다국적 기업들에 대해서도 중국 내 연구개발(R&D)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우리 기업에게 연간 170만대를 상회하는 거대시장이다. 이에 따라 중국시장이 필요로 하는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며, 중국에서 기술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요구된다. 중국 인력들로 하여금 중국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는 제품의 개념을 설계하게 하고, 제품개발은 한국의 연구진이 수행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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