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공무원의 집에서 350억원이 넘는 돈다발이 적발됐다.
중국 최고검찰원은 31일 기자회견에서 뇌물 수뢰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국가에너지국 웨이펑위안(魏鵬遠ㆍ사진) 석탄사(司ㆍ우리의 국, 局) 부사장의 집을 압수 수색하는 과정에서 현금 2억여 위안(약 350억 원)이 쏟아져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신중국 성립 이후 검찰이 압수한 현금 중 단일 사건으론 가장 큰 액수다. 검찰은 이 돈이 각종 인허가 과정이나 이권 등에 개입한 뒤 받은 뇌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현금 2억위안은 중국의 가장 큰 화폐 단위인 100위안(약 1만7,500원) 짜리로만 계산해도 무게가 2.3톤에 달하는 어마한 액수다. 지폐 계수기 32대를 동원해도 1시간이 걸려야만 모두 셀 수 있다. 32리터 용량의 여행용 가방에 담는다고 해도 가방 64개가 필요하다. 축구장에 깔면 축구장 3.3개를 덮을 수 있다.
웨이 부사장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석탄처 처장을 지내다 2008년 신설된 에너지국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정처급(正處級·중앙부서 처장급)인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정처급 공무원의 월급은 공식적으로는 3,000위안(약 53만원)도 안 된다. 중국 매체들은 웨이 부사장이 에너지국 부사장으로 6년 동안 모은 게 2억위안이라면 이는 매일 9만5,000여위안(약 166만원)씩 번 것으로, 지난해 베이징(北京) 시민의 하루 평균 수입보다 864배, 농민공의 1,106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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