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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바뀐 5개 구단 사령탑… 벌써 달아오른 2015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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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바뀐 5개 구단 사령탑… 벌써 달아오른 2015시즌

입력
2014.10.3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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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롯데 자이언츠의 이종운(48) 감독 선임 발표로 2014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5개 구단의 새 사령탑이 모두 확정됐다. 어느 해보다도 차가운 칼바람이었고, 그 과정에서 SK 이만수(56)의 '아름다운 이별', KIA 선동렬(52)의 '재신임 뒤 사퇴', 한화 김성근(71)의 '프로 컴백', 롯데의 '선수단 집단반발' 등 어느 해보다도 굵직한 이슈가 많았다. 이제 새 그림을 그릴 때다. 더 빨리 움직여야 더 완성도 높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각 구단 신임 사령탑들은 어떤 그림을 떠올리고 있을까? 새 감독 5인의 취임 일성을 통해 '2015 시즌' 밑그림을 들여다봤다.

●SK 김용희 (2년 계약·총액 9억원) "키워드는 '희생'…시스템 야구 완성"

SK 와이번스 새 사령탑 김용희(59) 감독은 단기적으로는 4강 진입, 더 나아가서는 '시스템 야구 구축'을 내걸었다. 여기에 조건이 붙는다. '성과 나는' 시스템 야구다. 김 감독의 계약 기간은 2년이다. 다소 짧게 느껴질 수 있기에 김 감독으로서도 이 기간 내에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부임 초반부터 SK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좌완 투수 김광현(26)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부분이 아쉬운 대목이지만,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할 경우 구단이 받게 될 포스팅 금액으로 또 자신이 구상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희호의 키워드는 '희생'과 '뛰는 야구'다. 김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야구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희생'의 가치가 더 빛을 발하는 스포츠"라며 "선수단 모두가 팀 승리를 위해 희생한다면 '팀 SK와이번스의 가치관이 정립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 김태형 (2년 계약·총액 7억원) "구심점 없는 두산, 내가 구심점 되겠다"

두산은 송일수(63) 감독을 경질하고 '베어스맨' 김태형(47)을 신임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1990년 두산의 전신인 OB베어스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 감독은 지난 2011년까지 무려 22년간 주전 포수와 배터리 코치로 활약했다. 특히 그가 주장을 맡았던 1998년~2000년에는 한 번도 빠짐 없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김 감독은 주장 시절부터 '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외국인 용병 타이론 우즈(45)가 '모든 개인 부상은 팀 구성원과 공평하게 나눈다'는 원칙에 불만을 품자 "네가 탄 부상은 건 다 가져라. 대신 다른 선수가 탄 부상은 너만 빼고 나누겠다"고 선언, 결국 우즈가 꼬리를 내리고 원칙에 따르도록 한 일화는 유명하다. 김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올해 두산은 구심점이 없어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고 진단하면서 "내가 소통에 앞장서 구심점이 되겠다. 선수단 전체가 한 곳을 향해 달리는 강팀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주장 곰'의 철학을 되살려 두산만의 끈끈한 단결력을 되찾는 게 최우선 목표다.

●KIA 김기태 (3년 계약·총액 10억원)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 하는 게 우선"

롯데 자이언츠 감독 후보로도 거론됐던 김기태(45)의 최종 행선지는 '고향팀' KIA 타이거즈였다. 광주 서림초등학교에서 야구를 시작한 김 감독은 충장중·광주일고를 거친 '광주의 스타'다. 하지만 1986년 11월 광주를 떠난 이후로 광주 연고의 해태·KIA의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첫 고향팀 입단'이라는 의미 때문일까. 김 감독은 "팬들이 즐거운 야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KIA는 김 감독의 계약 기간을 3년으로 보장하면서 "선수 영입에도 전폭적인 지원을 쏟겠다"고 선언했다. 반대로 해석하면 지난 2시즌 연속 8위를 기록한 KIA를 반드시 상위권으로 이끌어 달라는 강력한 요구이기도 한 셈이다. 김 감독 역시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 하는 게 중요하다"며 구단의 의지에 화답했다. 28일부터 시작된 일본 미야자키 캠프 기간 동안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게 급선무다. 여기에 안치홍(24·경찰청)·김선빈(24·상무)의 입대, 양현종(26)의 해외 진출 추진 등으로 생길 공백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한화 김성근 (3년 계약·총액 20억원) "김태균, 3루에서 반 죽을 것…내년에 웃자"

'야신' 김성근(72) 감독이 밝힌 팀 운영의 핵심은 예상대로 '수비'였다. 한화의 전통적인 팀 컬러인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전면 부정한 김 감독은 "타선에 의존하는 야구는 약하다. 수비로 얼마나 지키고 도망가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수비에 무게를 두는 '개인의 취향' 때문만은 아니다. 김 감독은 한화의 단점을 정확히 진단했다. 실제로 한화는 지난 수년간 어이없는 실수로 분위기를 내주며 망친 경기가 수도 없이 많았다.

김 감독은 "김태균도 3루에서 반 죽을 것"이라며 혹독한 겨울이 될 것을 예고했다. 28일 시작된 마무리 캠프에서부터 김 감독 특유의 '지옥의 펑고'가 시작됐다. 한화는 일찌감치 정민철(42), 송진우(48) 등 '레전드' 코치진과도 손을 놓고, 김광수(59) 박상열(59), 아베 오사무(52·일본) 코치 등 고양 원더스 출신 지도자들을 대거 영입하며 '김성근 사단'을 꾸렸다.

●롯데 이종운 (3년 계약·총액 8억원) "선수들과의 교감이 최우선 과제"

극심한 내홍을 겪었던 롯데 자이언츠의 선택은 결국 이종운이었다. 롯데는 31일 제 16대 신임 사령탑에 이종운 작전주루코치를 내부 승격했다고 밝혔다. 계약 조건은 3년 총액 8억원(계약금 2억원·연봉 2억원)이다. 이 감독은 부산 감천초-대신중-경남고-동아대를 거친 뒤 1989년 롯데에 입단해 선수생활을 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1998년 일본 지바 마린스 코치 연수를 마치고 롯데 코치, 경남고 감독을 역임한 뒤 현재까지 롯데 1군 작전주루코치로 활동해 왔다. 롯데의 이 같은 선택은 김시진 감독 사퇴 후 최악의 국면으로 빠진 팀 분위기 수습을 위함이다. 오랜 시간 내부에서 팀 분위기를 지켜봐 왔고, 온화한 성격으로 선수들간의 원활한 소통을 도와 왔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선임 발표 직후 롯데 팬들은 구단의 이 같은 결정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팬들의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입막음용'이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구단을 통해 "선수들과의 교감이 최우선"이라고 밝힌 이 감독은 "기본을 중시하는 야구를 하겠다"면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팀을 이끌겠다.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김형준기자 mediabo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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