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응급처치로 생명엔 지장 없어, 개발사업 관련 2000만원 받은 혐의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종철(54)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자해를 시도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이 청장은 이날 오전 5시 40분쯤 인천 연수구 관사 아파트에서 오른쪽 손목을 그어 자해했다. 이 청장은 피를 흘리는 상태에서 부인에게 발견됐고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 이 청장은 상처가 크지 않아 이날 오전 정상 출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이날 오전 2시 10분쯤 이 청장의 비서실장은 “청장님이 ‘가족들을 부탁한다. 그만 죽어야겠다’는 문자를 보냈다”며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날 오전 4시 30분쯤 연수구 송도2교 인근에서 이 청장을 찾아내 비서실장 등에게 인계하고 귀가 조치했다.
이 청장은 검찰의 수사 착수에 압박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청장이 총 사업비 317조원 규모의 용유·무의도 에잇시티 개발사업과 관련해 사업시행 예정업체인 ㈜에잇시티로부터 고가 양복, 아파트 임대료 등 2,000만원 상당 금품을 받은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날 이 청장의 인천경제청사 내 집무실과 자택 등 4곳을 압수수색했으며 확보한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에 대한 검토가 끝나는 대로 이 청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에잇시티는 2012년 10월 용유·무의도에 마카오 3배 규모의 문화·관광·레저 복합도시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사업시행자 지위 확보를 위한 자금 500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지난해 8월 인천경제청에 의해 협약이 해지됐다. 지난해 7월에는 에잇시티 조모 전 대표 등이 이 청장의 비리를 공개하겠다는 문자를 당시 송영길 인천시장 측근에게 보냈다가 뒤늦게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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