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야구' 염경엽 넥센 감독, 조-한-손 필승 계투진에 승부수
'순리 야구' 양상문 LG 감독, 정규 시즌과 비슷한 마운드 운용
절실함과 간절함. 염경엽(46) 넥센 감독이 LG와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가장 많이 꺼낸 말이다. 지난 시즌 가을 축제를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가 실패를 맛본 것이 ‘독한 야구’로 돌아서게 만들었다.
염 감독은 단기전에서 승리만을 위한 방정식은 외면했다. 선발 요원을 3명으로 돌리고, 필승조는 전 경기 투입을 구상했다. 강력한 ‘원투 펀치’ 앤디 밴헤켄과 핸리 소사를 시리즈 동안 두 차례씩 선발로 내보내기 위해 둘의 순번을 바꿨다. 상식대로라면 20승 투수 밴헤켄이 1선발, 소사가 2선발이지만 어깨 회복 능력이 좋은 소사를 1선발로 냈다.
조상우-한현희-손승락의 필승 계투진은 승리조 뿐만 아니라 추격조 역할도 한다. 큰 점수차로 벌어지지 않는 이상 모든 경기 출격을 준비한다. 또 투수 한 명당 2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도록 준비시켰다. 손승락은 휴식기 동안 연습경기에서 선발로 나가 긴 이닝을 던졌으며, 조상우도 30~40개 연투가 가능하도록 했다. 정해진 고정 마무리도 없다.
염 감독은 “홀드나 세이브 등 개인 기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미 선수들에게 인지시켰다. 손승락이 세이브를 할 수 있고, 한현희가 세이브를 할 수도 있다. 일단 앞에 걸리는 위기를 넘기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의 마운드 운용은 1차전에서 성공했고, 2차전에선 실패했다. 하지만 염 감독은 2차전 패배 후 “안 좋은 결과도 경기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1년간 해온 게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3~5차전에 좋은 투구를 할 것으로 믿는다”고 굳건한 의지를 보였다.
염 감독과 달리 양상문(53) LG 감독은 ‘순리 야구’를 한다. 준플레이오프를 거친 만큼 변화를 줄 카드도 많지 않아 정규시즌과 비슷한 마운드 운용을 한다. 양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최대 17경기를 해야 한다”며 “일정을 생각해 총력전을 펼칠 경기와 아닌 경기를 구분하겠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선발 투수들이 과부하 걸리지 않도록 4선발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LG 선발은 포스트시즌도 정규시즌처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등판한 덕분에 모두 제 몫을 다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류제국-코리 리오단-우규민은 꾸준히 활약했고, 비로 인해 선발 등판 일정이 밀려 중간 계투로 나서기도 했던 신정락은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로 나가 7이닝 1실점으로 생애 최고의 투구를 했다. 양 감독은 또 준플레이오프에서 신재웅과 이동현이 많은 경기를 던졌다고 판단해 플레이오프부터는 유원상, 봉중근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