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는 집 떠난 지 오래다. 아시안게임과 장애인 아시안게임이 안방에서 열린 탓이다. 대회가 끝난 지금은 체육관 보수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12일 프로농구 개막 첫 경기부터 28일까지 7경기 연속 원정 길에 올랐던 전자랜드는 30일 원주 동부전을 치르고 난 뒤 내달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뒤늦은 홈 개막전을 치른다.
유도훈(47) 전자랜드 감독은 “언제 삼산체육관에 있었는지 아련하다”면서 “2라운드가 돼야 홈 경기가 열린다. 아쉬운 부분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팀 맏형 이현호(34) 역시 “홈 팬들의 응원 소리를 듣고 싶다”며 집을 그리워했다.
‘떠돌이 생활’이 길어지자 선수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최근 3연패를 당하는 동안 전자랜드 특유의 조직력이 사라졌다. 개막 2연승을 달릴 때만 해도 톱니바퀴처럼 움직이고, 한 발 더 뛰는 농구를 선보였지만 장기 원정에 몸 놀림이 무거워졌다. 26일 울산 모비스전에서는 구단 자체 최소 득점(48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종전 기록은 2011년 2월11일 동부전에서 기록했던 49점이었다. 개막 2경기에서 55점을 몰아쳤던 에이스 정영삼(30)의 공격도 예리함을 잃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8일 창원 LG전에 패했지만 25점을 몰아쳐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전자랜드는 내달 2일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가 또 다시 원정 강행군을 소화해야 한다. 4일 전주 KCC, 6일 LG, 8일 동부와 잇달아 맞붙는다. 하루 쉬고 하루 경기하는 빡빡한 일정이다. 전자랜드가 집을 비워야만 장애인 전국체전이 열리기 때문이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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