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30% 사라져
호안철거 등 보전책 시급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된 제주시 우도 홍조단괴(紅藻團塊) 해빈(海濱)의 침식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와 인공 구조물 등의 영향으로 최근 30여년 간 홍조단괴 해빈 면적이 30%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돼 보전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제주시가 (주)미래해양에 의뢰한 ‘제주 우도 홍조단괴 해빈 모니터링 및 조사연구 용역’ 2차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항공 및 위성사진 분석결과 1979년 10월에는 우도 홍조단괴 해빈 면적이 1만8,318㎡였으나 지난해 8월에는 1만2,765㎡로 34년 사이 30.3%(5,553㎡)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 이변과 온난화 등으로 파고가 높아지고, 태풍 등 높은 파도가 올 때 홍조단괴 해빈의 움직임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연 해변에서는 높은 파도에 침식됐던 해안이 천천히 복원되지만, 우도에는 호안이 설치돼 해빈이 복원되지 않고 사라지는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용역팀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의 상승으로 수심이 깊어져 같은 파도라도 해안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데다 인공 구조물인 호안이 설치돼 홍조단괴 해빈이 침식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용역팀은 홍조단괴 해빈 보전을 위해 기존 호안을 철거해 자연적인 목책 데크를 설치하거나 호안 철거가 어려울 경우 호안을 정비하는 방안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앞서 시는 2011년 우도 홍조단괴 해빈 유실 원인을 조사한 제주대 연구팀이 호안벽과 해안도로 때문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리고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지난해 11월 (주)미래해양에 의뢰해 후속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내년 2월까지 추가 조사와 연구 등을 통해 보다 정확한 홍조단괴 침식 원인이 밝혀질 것”이라며 “그 결과에 따라 보전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조단괴 해빈은 제주시 우도면 우목동 해안에 길이 300m, 폭 15m 정도로 백사장처럼 펼쳐져 있다. 이곳에는 1995년 해안도로가 건설됐고, 2005년 월파와 모래가 날리는 것을 막기 위해 높이 0.4~2.5m, 폭 0.3~4.8m, 길이 282.5m의 호안벽이 설치됐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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