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진화론과 빅뱅이론이 맞지만 이것이 하느님의 개입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교황은 28일 바티칸에서 열린 교황청 과학원 회의에서 생명이 진화의 과정을 통해 발달했다는 생각이 가톨릭의 가르침과 충돌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dpa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교황은 “창세기를 읽다 보면 하느님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지팡이를 지닌 마법사인 것처럼 여길 위험이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하느님은 인간을 창조했고 인간이 각자에 주신 규칙에 따라 성장해 사명을 완수하도록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날 우리가 세상의 기원으로 여기는 빅뱅이론도 신성한 창조자로서 하느님의 개입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진화는 원천적으로 진화할 존재의 창조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가톨릭 교회는 과거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이 갈릴레오를 탄압한 후 자리 잡아온 반과학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교회는 이미 갈릴레오를 복권시켰고 교황 비오 12세가 1950년 진화론을 인간 발달에 대한 타당한 과학적 접근이라고 말하는 등 진화론을 과학적 이론으로 인정하고 있다. 또 하느님이 엿새 동안 세상을 창조했다고 하는 창세기 내용도 하느님의 창조 활동을 비유한 이야기로 간주할 뿐 창조론을 과학이론으로 교육하지는 않는다.
한편 교황은 이날 열린 세계민중운동회의에서 가난한 자의 권리와 실업의 부당성 등에 대해 역설한 뒤 “이런 얘기를 하면 누군가는 교황이 공산주의자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들은 가난한 자에 대한 사랑이 복음의 핵심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난한 자를 위한 가난한 교회’를 설파하고 과도한 자본주의를 비판해 온 교황을 두고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종종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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