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블 ‘라 메르 에 릴’, 내달 6일 예술의전당 공연
독도는 더 이상 외로운 섬이 아니다. 자신을 향한 한국인의 뜨거운 염원이야 익히 알려져 있지만 이제는 거기에 우아한 클래식 선율까지 더해졌다. 독도가 정치나 민족의식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의 영감으로 거듭난 것이다.
클래식 음악인들의 모임인 앙상블 ‘라 메르 에 릴’(대표 이순천 고려대 객원교수)이 독도를 주제로 한 음악회를 11월 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에서 연다. 단체의 이름은 ‘바다와 섬’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다.
클래식 음악인을 주축으로 문화예술인 100여명이 모인 이 단체는 독도 현지 공연을 이미 세 차례나 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독일에서도 공연했다. ‘독도, 너울일레라’라는 제목의 독일 공연은 다름슈타트 음대 초빙강사인 작곡가 최명훈씨와의 인연 때문에 가능했다. 현재 금호아시아나 상임작곡가이기도 한 최씨에게 결정적 영감을 준 사람은 부인이자 무용가인 이혜경씨다. 이들의 무대에서는 이처럼 음악, 무용 연극,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객석에 즐거움을 준다.
이번 공연은 최씨의 ‘독도와 함께 춤을’로 시작한다. 일반인이 쉽게 따라 흥얼거릴 수 있는 왈츠 선율이다. 최씨는 “우울한 한국 사회에 밝은 것을 선사하고 싶어 민요를 연상케 하는 흥겨움의 선율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앙상블은 작곡가 이윤정씨가 이번 공연을 위해 만든 ‘독도의 모습 : 일출 ? 바다 ? 전경 ? 설경’도 공연한다. 독도 사계의 비경을 담은 영상과 함께 연주되는 곡으로 보통 사람과 쉬 나눌 수 있는 조성적 선율이 인상적이다. 작곡가가 동해와 독도를 주제로 곡을 만들고 연주자들이 이를 연주함으로써 예술의 총체성이 여전히 유효한 미덕임을 웅변하고 있다.
첼로 주자 이숙정씨는 “민감한 정치 현안인 독도를 정치가 아닌 문화로 보자는 이순천 교수의 주장에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현대음악 전문 앙상블 소리를 이끄는 등 다양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이숙정씨는 “(독도 문제는) 시위를 하는 것보다 예술 활동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이 훨씬 호소력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를 위해 독도에 대한 곡을 써달라는 위족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천 교수는 “예술의 힘을 빌어 표현하면 동해가 우리의 바다이고 독도가 우리의 땅이라고 강조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라며 “예술을 통해 동해와 독도가 우리 생활 속에 숨 쉬는 우리의 바다와 섬으로 승화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02)515-5123
장병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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