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차 처음 탄 역관 "축지법도 오히려 번거롭구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차 처음 탄 역관 "축지법도 오히려 번거롭구나"

입력
2014.10.28 15:26
0 0

조선 연행록ㆍ유람기 등 글ㆍ그림

국립중앙박물관 고서 24종 전시

연행도폭-선사포에서 출발하는 장면.
연행도폭-선사포에서 출발하는 장면.

조선시대 사람들의 여행기를 소개하는 전시회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리고 있다. ‘옛사람들의 나들이’라는 제목으로 도서관 6층 고전운영실에 고서 23권을 전시 중이다.

한국인으로는 처음 세계일주를 한 구한말 역관 김득련이 한시 136수로 감회를 읊은 ‘환구음초’를 비롯해 청나라에 사신으로 간 일행이 남긴 연행록과 연행도, 금강산ㆍ백두산ㆍ관동팔경 등 명산과 명승 유람기, 암행어사의 지역 순찰 여행기,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는 이가 남긴 여정기 등 고서 24종을 볼 수 있다.

김득련은 대한제국 선포 1년 전인 1896년, 고종이 러시아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에 보낸 축하 사절단의 중국어 통역관이다. 민영환을 대표로 한 사절단은 그 해 4월 1일 배로 인천을 떠나 5월 26일 대관식에 참석하고 10월 21일 돌아왔다. 일행은 중국, 일본, 캐나다, 미국, 독일, 폴란드, 몽골 등 9개국을 거쳤다.

중국이나 일본에 가는 사신단 말고는 해외여행을 할 수 없었던 그 시절, 김득련의 ‘환구음초’는 선진 문물을 접하고 받은 문화 충격을 보여준다. ‘캐나다에서 기차를 타고 동쪽으로 구천리를 가면서’라는 시는 “장방의 축지법도 오히려 번거로우니 / 열흘 동안 역마가 달려갈 길을 순식간에 가누나“라고 썼다. 러시아 황제의 궁전을 보고는 그 화려함에 놀라 “이 몸이 봉래산에 왔나 의심스럽구나”라고 감탄한다. ‘환구음초’는 1897년 일본 교토에서 간행됐다. 전시는 12월 30일까지 한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