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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직원 프로포폴 중독으로 사망… 관리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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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직원 프로포폴 중독으로 사망… 관리 '엉망'

입력
2014.10.2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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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과 같은 프로포폴 중독·거식증 증상으로 30대여성 사망

마약류 의약품 관리 단속 횟수·실적 해마다 급감…관리부실 방치

지난 7월 광주의 모 성형외과의원에서 쓰러진 여직원이 결국 숨진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이 해당 병원을 급습했다.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가 피부관리와 성형 시술을 하는 의원의 향정신성의약품 관리 창고의 문을 열자 난장판이 펼쳐졌다.

조그마한 창고 안에는 빈 프로포폴 상자 수백 개가 발에 밟혀 찌그러진 채 가득 차 있었다.

허술하게 잠금장치가 된 마약류 의약품 보관고의 문을 열자 거의 비어 있는 채 프로포폴 소량 병만 몇 개 나뒹굴고 있었다.

버려진 빈 상자로 보면 수많은 프로포폴이 쓰인 것으로 추정됐지만, 병원의 마약류 관리대장은 지난해부터 거의 빈칸으로 남아있었다.

28일 광주 서부경찰서가 국과수에 의뢰해 검사한 결과에 따르면 병원직원 A(30)씨의 사인은 프로포폴 중독으로 드러났다.

부검 결과도 폐 기능 손상 등과 함께 프로포폴 중독으로 인한 합병증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해당 병원에서 부원장 직함으로 일해오며 상담업무를 주로 해왔다. 종종 의료행위를 하기도 했으나 의학교육을 이수한 적이 없었다.

주변인들은 A씨가 평소 밥 대신 초콜릿만 먹는 등 거식증 증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지난 7월 27일 A씨가 쓰러져 하루 만에 숨지기 전날에도 갑자기 정신을 잃어 119에 신고했다가 병원 측이 취소하기도 했다.

A씨를 고용한 해당 성형외과의원 원장 B(51)씨의 모발과 소변에서도 프로포폴이 검출됐다.

경찰은 A씨와 연인관계이던 B씨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거식증에 프로포폴 투여, 유명 팝가수 마이클 잭슨의 사인도 똑같았다.

프로포폴은 잇단 사망·중독사건으로 지난 2011년 마약류 의약품의 일종인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단속 실적과 횟수는 첫회에 정점을 찍은 뒤 점차 줄어들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마약류 관리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합동단속 횟수는 프로포폴 마약류 지정 첫해와 비교하면 14%대로 급감했다.

2011년 1천40곳, 2012년 622곳, 2013년 145곳을 합동단속해 점차 단속 횟수가 줄었고, 그 결과는 저조한 적발 실적으로 나타났다. 2011년 153건, 2012년 129건, 2014년 28건으로 모두 310건이 적발되는 데에 그쳤다.

이번 프로포폴 중독 사망사건이 발생한 광주지역에서 프로포폴 관리 부실 등으로 입건된 사례는 올해 들어 1건도 없었다.

한 단속 당국 직원은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된 첫해에만 홍보성으로 단속했지 요즘은 잘 알려져 관리가 잘 되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망사건은 병·의원의 마약류 관리 실태가 엉망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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