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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큰손들 서울 찍고 지방까지… 발길 잡아라" 마케팅전

입력
2014.10.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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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면세점 개점 열흘 만에 中 관광객들 싹쓸이… 매출 50% ↑

실용적 토종 여성 브랜드 점차 인기… 강원·부산 등으로도 발길 늘어

인천공항 입국장에 중국인 관광객인 요우커(游客)가 들어오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은 468만3,415명으로 이달 안에 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조영호기자 youcho@hk.co.kr
인천공항 입국장에 중국인 관광객인 요우커(游客)가 들어오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은 468만3,415명으로 이달 안에 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조영호기자 youcho@hk.co.kr

우리나라를 찾는 요우커(游客ㆍ중국인 관광객)들이 변하고 있다.

주로 명동, 제주도만 찾던 요우커들이 홍대와 용산에 이어 가로수길, 코엑스, 제2롯데월드가 문을 연 잠실을 찾기 시작했다. 인천과 강원, 부산 등에서도 자주 마주치게 된다.

쇼핑품목도 바꾸고 있다. 명품, 정장, 고가 화장품을 주로 구입하던 것에서 이제는 토종 한국 여성 브랜드, 가공식품, 전자제품 등 실용적인 제품도 찾고 있다.

올 들어 세월호 참사로 인해 소비가 침체되고, 엔저(低)여파로 일본인 관광객 방한이 줄어들었지만 요우커가 우리 관광산업을 지탱해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유통업체들도 춘절, 국경절 등 요우커들이 집중 방문하는 기간에는 국내 고객보다 요우커를 중요시 할 정도다.

27일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에비뉴엘동 7층 면세점은 개점한지 열흘 만에 요우커들이 점령했다. 이전 잠실 롯데백화점에 있을 때보다 요우커의 매출이 50% 가량 늘었다. 이들은 중저가 화장품, 국산 패션잡화를 주로 구매했다. 김정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부점장은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중국인을 겨냥해 기존 면세점 보다 두 배의 투자비를 들여 최고급 시설로 매장 인테리어를 꾸몄다”며 “중국인 대상 국산 화장품 매출은 3배, 입점객은 50% 늘어났다”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의 경우 개별관광보다는 단체관광이 많은 상황. 중국인 고객인 왕지안위(王自吳ㆍ28)씨는 “예전 면세점을 찾았을 때는 매장도 좁고 교통이 불편했는데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 앞에 버스로 내려 편리하고 매장도 넓다”며 “특히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한 자리에서 모두 살 수 있게 됐다”고 만족해했다.

이날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은 468만3,415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43.9%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5%나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이달 안에 중국 관광객이 단일 국가로는 처음으로 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연말에는 600만명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쓰고 가는 비용은 지난해 1인당 236만원에 달하며 총 규모는 7조7,000억원이었다. 올해는 그 규모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에는 방한 요우커가 1,0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요우커 특수를 톡톡히 누린 곳은 백화점이다. 주요 백화점에서 이달 초 국경절 기간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은련카드(중국 신용카드) 액수는 40%이상 크게 늘었다. 롯데백화점 이완신 마케팅부문장은 “지난해 10월 중국정부가 저가 해외여행을 제한한 여유법을 시행한 이후 단체 관광객이 줄고 개인 관광객이 늘면서 자신만의 브랜드 상품을 구매하려는 요우커가 급증하고 있다”며 “올 들어 외국인 고객 매출 가운데 중국인 매출은 85%를 차지해 중국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국경절 기간 은련카드 매출은 86.2%나 늘었는데 해외패션, 여성패션, 식품 부문 매출신장이 컸다. 압구정점, 무역센터점을 찾은 중국인 고객수는 지난해보다 80%가량 늘었다. 특히 신촌점에서는 패션과 화장품이, 강남 압구정점과 무역센터점에서는 명품이 잘 팔려 강북과 강남에서 요우커들이 쇼핑한 품목이 달랐다. 강남에는 성형외과가 포진해있고 고가시계 등을 사려는 부유층 요우커들이 몰리지만 신촌은 유학생 지인과 방문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게 백화점 측의 분석이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지난달까지 중국인 고객 매출은 48% 늘었다. 신세계는 6월 중국 암웨이 관광단이 방문했을 때와 10월 국경절 기간 중국인들을 환영하기 위해 30여명이 판다옷을 입고 환영식을 펼쳤다. 신세계백화점은 중국인이 핵심 손님으로 자리잡은 만큼 중국 사회관계형서비스(SNS)인 웨이보를 통해 백화점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주요 행사내용을 공유하며 중국인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국내 면세점에서 중국인 매출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롯데면세점이 3분기 매출을 잠정 집계한 결과 전체 매출의 53%를 중국인이 차지했다. 신라면세점에서도 올 상반기 중국인 매출 비중은 60% 이상이었다. 덕분에 면세점 업계는 두 자릿수의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특히 한류 모델인 이민호, 김수현, 박신혜 등을 모델로 기용해 현지 홍보를 강화하고 중국인 전문 데스크를 따로 만드는 등 중국인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민도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요우커 특수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지역에만 몰리던 요우커들이 지방까지 눈을 돌려 요우커 특수가 전국으로 퍼져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요우커들을 만족시키고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업체들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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