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예식장 10년 만에 가장 한산
올해 8월 결혼한 커플 수가 10년 만에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8월 혼인 건수는 2000년 월별 혼인 통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8월 혼인 신고 건수는 2만2,3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5,600건)에 비해 12.9% 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100커플이 결혼했다고 치면 올해 8월엔 87커플만 결혼을 한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8월 혼인 건수가 이처럼 낮은 것은 2004년 8월(2만1,000건)이후로 처음”이라고 밝혔다.
혼인 감소는 올 8월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매년 1~8월 누적 혼인 건수를 비교해봐도 상황은 마찬가지. 올해 1~8월 누적 건수는 20만1,200건으로 지난해 21만800건에 비해 4.6%(1만6,800건) 감소했다. 이는 2009년 6.6%가 떨어진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혼인 감소 추세는 지역을 가리지 않았다. 1~8월 누적 혼인 건수 기준으로 전년과 동일한 세종과 제주를 제외하면 모든 광역자치단체에서 혼인 건수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북(-9.7%)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부산(-8.1%) 대구(-7.8%) 광주(-5.2%) 순으로 감소했다. 강원(-1.9%)이나 울산(-2.0%)이 그나마 소폭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령화 추세에 따른)연령 구조의 변화로 장기적으로 혼인 건수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올해 윤달(10월24일~11월21일)을 피해 일찍 결혼하는 커플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지만, 이런 수요도 고령화에 따른 전반적 혼인 건수 감소를 상쇄하지는 못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단기적으로는 올해 4월 시행된 ‘국제결혼 건전화 조치’가 혼인 건수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 국적 취득을 위한 위장 결혼 등을 막기 위해 올해 4월부터 결혼비자 심사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제결혼 건전화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그 결과 전체 혼인 건수의 8~10%를 차지하는 국제결혼이 감소하며 전체 혼인 건수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혼 건수는 상대적으로 변동 폭이 적었다. 올해 1~8월 누적 이혼 건수는 7만6,400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1.1% 늘었지만 2012년 같은 기간과는 건수가 동일했다.
올해 8월 출생아 수는 3만6,6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0.5% 늘었고, 사망자 수(2만1,000명)는 1.4% 준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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