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 바둑] 흑의 우세가 굳어졌다

통합예선 결승전 제6국

백 최현재 초단 흑 박시열 5단

<참고1도>

<참고2도>

장면 5 앞에서 이미 설명했듯이 1 때 2로 호구 친 게 당연한 응수 같지만 실은 욕심이 과했다. 계속해서 3으로 젖히자 다음 수가 마땅치 않다. 최현재가 한참 고민하다 4로 먼저 들여다봤지만 박시열이 그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5로 치중하자 백이 무척 곤란해졌다.

이때 백이 6으로 찝은 게 부분적으로는 무서운 노림을 간직한 기민한 응수타진이다. 흑이 섣불리 참고1도 1로 젖혔다가는 2, 4의 반격을 당해서 큰일 난다. 참고2도 5로 잇는 것도 마찬가지. 6, 8이 좋은 수여서 흑이 고스란히 잡힌다. 하지만 박시열이 이 정도 변화를 읽지 못할 리 없다. 점잖게 7로 받아 주자 백이 8로 잇지 않을 수 없고 그 틈에 얼른 9, 11을 선수해서 짭짤하게 실리 이득을 챙겼다.

게다가 13 때 14, 16이 괜한 손찌검이다. 15, 17을 두게 해서 오히려 중앙 흑돌을 저절로 튼튼하게 만들어준 느낌이다. 그냥 18로 두는 것만 못했다. 더욱이 흑이 선수까지 잡게 됐으므로 이제는 확실히 흑의 우세가 굳어졌다.

박영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