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이택근 “깨어나라, 우승 DNA”
LG 캡틴 이진영(34)은 26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가을야구 DNA가 없어졌어요”라며 웃었다. LG 유니폼을 입고 2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중이지만 SK 시절 한국시리즈 우승(2007ㆍ2008)은 어렴풋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 만큼 6년 만의 우승 반지가 간절하다는 의미다.
이진영은 4위 싸움이 한창인 시즌 막판 “우주의 기운이 온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시즌 최종일 SK가 넥센에 이겼더라면 가을 잔치는 물 건너 갈 뻔했지만 SK는 패했다. 극적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LG는 전문가들의 열세 평가 속에 NC를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따돌렸다.
선수단은 이를 ‘기적’이라고 부른다. 이진영은 “우리는 계속 기적을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 두 번 더 남았는데 큰 기적을 이루기 위해 플레이오프가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진영은 LG 선수 중에서 우승의 달콤함을 가장 잘 안다. SK에 몸 담았던 2007년과 2008년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주전 우익수로 활약했다. 반면 LG는 1994년 우승 이후 단 한 차례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당시 우승을 경험했던 이들은 모두 은퇴했다. 이진영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후배들에게 경험을 전수하며 우승을 향한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넥센 주장 이택근(34)도 두 차례 우승을 경험 했다. 다만 이택근의 우승 기억은 이진영보다 더 까마득하다. 이택근은 현대 유니폼을 입었던 신인 시절 2003년과 2004년 잇달아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2003년에는 1루수로 7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팀의 정상 등극에 힘을 보탰고, 2004년에도 1경기를 뛰면서 우승 멤버로 이름을 남겼다.
‘젊은 피’가 주축인 넥센은 단기전에서 이택근의 비중이 크다. 야수 가운데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선수는 이택근이 유일하다. 본인 또한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신인 때는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지금은 선수들을 다독이면서 함께 시리즈를 치러야 한다. 이택근은 “지난 시즌에는 (큰 경기) 경험이라는 숙제를 못 풀어 아쉬웠지만 올해는 정말 간절하고 준비를 많이 했다. 간절함을 야구장에서 풀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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