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상하이 사업장 준공
“우리보다 성장세가 더 빠른 중국 기업도 많다. 얼마나 신속하게 고객에 대응하느냐가 생존의 관건이다.”
서경배(51·사진)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지난 22일 준공한 중국 내 생산·연구·물류센터인 상하이(上海)뷰티사업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서 회장은 “현재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 가운데는 우리의 성장세가 가장 빠르지만 그것만으로 만족하기는 어렵다”며 “중국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수년 전까지만 해도 40%였는데 올해는 55%까지 확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하이뷰티사업장을 확보한 것은 생산규모를 키운 것도 있지만 연구, 개발할 수 있는 사람들을 늘려나가고, 중국 각지 물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것에 초점을 뒀다”며 “앞으로는 중국 기업은 물론 세계 일류 화장품 업체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3조9,000억원. 이 가운데 중국 매출은 3,387억원에 달하는데 서 회장은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중국사업 비중을 2020년까지 28%로 늘리고, 매출도 3조원 이상으로 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서 회장은 1,300억원을 들여 축구장 12배 규모인 대지면적 9만2,787㎥, 건축면적 4만1,0001㎥의 상하이뷰티사업장을 지었다. 1994년 선양(瀋陽)공장, 2002년 상하이 공장에 이은 세 번째 공장으로 연간 1만3,000톤, 본품 기준 1억개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또 뷰티사업장의 물류센터를 통해 평균 3, 4일이면 중국 전 지역으로 배송이 가능하다. 앞으로 100억~200억원을 추가 투자해 2020년 전에 단계적으로 추가 증설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서 회장은 “13억 중국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그들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연구를 한층 강화하고 절대적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겠다”며 “새로운 통합물류시스템을 통해 드넓은 중국 곳곳에 신속하게 다가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1992년부터 지금까지 중국 출장이 120번 정도 된다. 오랜 기간 동안 중국인들의 피부를 연구하며 전략을 수정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자사 여성용 화장품도 모두 직접 사용해본다고 했다. 그는 “머리 염모제는 물론 손톱관리 제품까지 직접 써보는데 제품에 대해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유일하게 사용하지 못한 제품이 마스카라인데, 제대로 그릴 수 있는 자신이 없어서”라고 말했다.
중국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1년 전보다 2배 이상 급등한 240만원대로 치솟았다. 서 회장이 보유한 주식가치도 7조원을 넘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2위다.
한편 서 회장은 미술과 건축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건축물은 그곳에 머무는 사람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며 “세상에 좀 더 좋은 건물이 많아지길 바라고, 그래서 우리회사 사옥부터 좋은 건물을 지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에 5,200억원을 들여 짓고 있는 신사옥은 지상 22층, 지하7층 규모로 2017년 7월 완공예정이다.
상하이=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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