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MVP 최경철이 일군 LG의 기적
LG의 올 가을 히트 상품은 단연 최경철(34)이다.
NC와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공수 발군의 활약으로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 놓은 최경철은 기자단 투표에서 50표 중 35표를 얻어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병규(13표ㆍ7번), 류제국과 이동현(이상 1표)을 압도적 표 차로 제쳤다.
최경철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4차전까지 내내 포수 마스크를 쓰고 LG의 안방을 지켰다. 타석에서는 홈런 하나를 포함해 15타수 8안타(0.533)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5타점 2득점을 올렸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2할1푼4리에 그쳤던 최경철은 준플레이오프 팀 내 리딩히터에 오르는 반전의 가을을 맞았다.
2004년 SK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최경철은 2군에 머문 시간이 길었던 선수였다. ‘포수 왕국’으로 불리는 SK에서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한 그는 2012년 넥센을 거쳐 지난해 LG에 둥지를 틀었다. 팀은 옮겼지만 여전히 그의 자리는 만약을 대비하는 백업이었다. 늘 팀 내 입지는 불안했으나 최경철은 포기를 몰랐다.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을 하고 항상 밝게 웃으며 투수들을 이끌었다. 그리고 올 시즌 그토록 기다렸던 기회가 왔다. 현재윤과 윤요섭의 연이은 부상으로 주전 마스크를 썼다.
최경철은 자신의 장점인 수비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정교한 송구와 빼어난 블로킹 능력을 발휘했다. 출전 횟수가 늘면서 약점으로 꼽히던 공격력도 살아났다. 시즌 타율은 2할1푼4리에 그쳤지만 만루에서는 4할 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찬스에 강했다. 지난 7월23일 광주 KIA전에서는 데뷔 첫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고, 올해 올스타전을 처음으로 경험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시리즈 전체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원정 1차전 때 자신의 야구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최경철은 1회말에 맞은 포스트시즌 첫 타석에서 LG가 완전히 주도권을 잡은 계기가 된 3점포를 터뜨렸다. 두 차례 상대 도루 시도까지 저지하면서 그는 경기 MVP가 됐다. 2차전에서도 4타수 3안타를 몰아친 최경철은 3, 4차전에서도 ‘멀티히트(1경기 2안타 이상)’을 기록하며 식을 줄 모르는 타격감을 뽐냈다.
최경철이 중심이 된 LG는 3차전에서 3-4로 패했지만 4차전에서 11-3으로 이기고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승률 4할(0.492) 팀이 플레이오프에 오른 건 처음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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