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선동열(51) 감독이 구단과 재계약한 지 불과 엿새 만에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부진한 성적에 성난 여론을 무마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KIA는 25일 선 감독이 감독직을 사임했다고 발표했다.
KIA에 의하면 선 감독은 이날 오후 “감독 재신임을 받은 후 여러 가지로 고민한 끝에 지난 3년간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판단했다”며 “그동안 성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사임의 변을 밝혔다.
선 감독은 아울러 “광주는 내 야구인생을 시작한 곳이라 남다르게 애착이 갔다”면서 “꼭 좋은 성적을 올려 팬들을 기쁘게 해 드리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는 소회를 남겼다.
이어 "타이거즈 유니폼을 벗지만 영원한 타이거즈 팬으로서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야구 명가 타이거즈의 부활이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미력한 힘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응원의 말을 덧붙였다.
선 감독은 앞서 19일 KIA와 2년간 총액 10억 6천만원에 재계약했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연달아 8위에 그치는 등 재임 기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선 감독을 재신임한 데 대한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이에 선 감독은 팬들의 ‘재계약 철회 릴레이’가 펼쳐지던 구단 홈페이지에 편지글을 올리는 등 새로운 각오를 이해받으려 애썼다.
그러나 여론이 돌아서지 않자 사퇴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끝까지 사퇴를 만류했다는 선 감독의 한 측근은 “이 분위기에서 마무리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결론을 내리는 것이 팀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선 감독의 마지막 말을 전했다.
KIA는 선 감독의 사의를 수용하고 이른 시일 내에 후임 감독을 결정할 방침이다.
연합뉴스ㆍ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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