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CEO 간담회서 호소
요즘 한국은행의 최대 관심은 경기 활성화. “정부와 코드를 맞춘다”는 비난까지 무릅쓰고 두 차례나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정작 파급효과가 얼마나 클지 걱정이 앞선다. 급기야 이주열 총재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투자를 직접 부탁하고 나섰다.
이 총재는 24일 오전 한국은행 본관에서 가진 대기업 CEO와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에게 “기준금리 인하가 기업 투자로 연결됐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성장세가) 다른 나라보다는 양호한 편이지만 견고하지 않다”면서 “기업의 투자심리를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어떻게 하면 성장의 모멘텀(전기)을 살려 나갈지가 화두인데, 성장의 주체는 바로 기업”이라며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 전반적으로 투자가 부진해져 작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8%대로 떨어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000년만 해도 GDP 대비 투자 비중은 12%대였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에 앞서 고민이 많았지만 가계부채 증가 우려에도 불구, 성장 모멘텀의 불씨를 이어가겠다는 생각으로 결정했다”며 재계의 동참을 호소했다.
한은 총재의 거듭된 부탁에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기업 입장에선 기준금리가 인하돼 도움이 되고 있다”며 “(투자 확대를) 노력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신 삼성물산 사장, 박광식 현대자동차 부사장,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 이상운 효성 부회장, 이영훈 포스코 부사장, 이웅범 LG이노텍 사장,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등(가나다 순) 7명이 참석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