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오리온스 슈퍼루키 이승현
진부하지만 ‘슈퍼 루키’라는 수식어를 또 붙여야 할 것 같다. 공격, 수비, 리바운드, 패스 등 흠잡을 데가 없다. “무결점 선수”라는 대학(고려대) 시절 평가 그대로다. 더군다나 팀까지 잘 나간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이승현(22ㆍ오리온스) 얘기다.
시즌 초반 오리온스의 상승세가 무섭다. 2014~15시즌 프로농구가 개막하자마자 파죽의 6연승이다. 압도적인 경기력이다. 그저 그런 팀이 단숨에 강 팀으로 탈바꿈했다. ‘복덩이’ 이승현이 가세하면서부터다. 완전히 애늙은이다. 프로 3~4년 차는 된 선수처럼 플레이를 한다.
기록 자체는 확 눈에 띄지 않는다. 6경기 평균 29분22초를 뛰면서 10점에 5.2리바운드를 잡았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오리온스 선수 중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기록한 게 이승현이다. 2점슛 성공률(58.33%)은 팀 내 2위, 3점슛 성공률은 무려 76.92%(10.13)로 1위다.
2점슛 성공률이 60%를 넘으면 ‘특급’ 선수다. 이런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팀은 무조건 6강 플레이오프 진출, 나아가 챔피언 트로피에 근접한다. 이승현은 대학시절 정확한 미들슛으로 유명했다. 특유의 파워를 앞세워 골밑 돌파로도 득점도 곧잘 쌓았다. 그런데 프로에 와서도 60%에 근접한 성공률은 떨어지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의 존재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 모습이다.
3점슛 성공률은 놀라울 따름이라는 게 현장의 평가다. 좋은 신체 조건에도 국가대표에 승선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떨어지는 3점슛 성공률이었다. “이승현만의 확실한 무기가 있어야 한다”는 게 유재학 대표팀 감독의 생각이었다. 자존심을 잔뜩 구긴 이승현은 슈팅 거리를 늘려 3점슛 훈련에 매진했다. 자주 시도하진 않지만, 이제는 던지면 들어간다는 인식이 생겼다.
이승현은 지난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호명된 뒤 “KBL의 두목이 되겠다”고 했다.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은 뒤에는 “당연히 신인왕에 욕심이 난다. 개막 최다 연승 동부의 8연승 기록도 깨고 싶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지금의 경기력이라면 두목도, 신인왕도, 개막 최다 연승 기록도 깰 수 있을 듯 하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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