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모바일상품권 시장에 직접 뛰어든 데 대해 관련 업계가 독점에 따른 폐해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상품권은 모바일 메신저 사용자가 커피 등 가맹사업자와 연계된 상품권을 구입해 지인에게 메신저를 통해 선물하면 메시지 수신자가 가맹점에서 상품으로 바꿀 수 있는 상품권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이 24일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모바일상품권 상품공급 대행사를 9곳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7개 업체(78%)가 “복수사업자를 통한 모바일 상품권 구조가 더 적합하다”고 답했다. 현행과 같은 단독사업자 구조가 더 낫다고 답한 업체는 2곳이었다.
카카오는 지난 7월 모바일상품권 사업을 직접 하겠다며 SK플래닛 등 기존 모바일 상품권 업체들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지난해 전체 모바일상품권 규모는 2,700억원으로 이중 89%(2,560억원)가 카카오톡을 통해 판매, 유통된 점에 비춰 볼 때 카카오가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게 된 것이다.
설문조사 결과, 모바일상품권 상품공급 대행사 7곳은 지난 7월 이후 판매 수익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유지’나 ‘감소’라고 답한 업체는 각각 한 곳이다.
9개 업체 가운데 현재 카카오와 계약을 맺고 있는 대행사 6곳 중 3곳은 수수료율 및 공급상품 선정 등 계약조건에 대해 ‘(카카오가 직접 모바일상품권 사업에 뛰어들기 이전의)과거가 좋다’고 답했다. 3개 업체는 ‘동일하다’고 응답했고, ‘현재가 좋다’고 답한 업체는 없었다. 또 6개 중 5개 업체는 앞으로 독점으로 인해 카카오와 체결한 계약조건이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카카오가 모바일 메신저 시장과 별개의 시장인 모바일상품권 시장으로 시장지배력을 전이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 남용 행위를 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검토 중이다. 상품권 공급업체에 미치는 영향 및 소비자 이익 저해 여부 등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고 김정훈 의원은 전했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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