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 KT 스포츠 사장은 LG 스포츠 사장으로 재직(2005~08년)하던 당시 가을이면 어김없이 전 사원들에게 휴가를 독려했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단골 진출 팀이던 ‘옆집’ 두산의 축제 분위기를 차라리 안 보는 게 속 편했기 때문이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LG가 하위권에서 전전할 때 두산은 2006년과 2011년을 제외하곤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잠실구장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LG로선 애써 표현하진 않았지만 불편한 노릇이었다.
게다가 잠실구장은 두 팀이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에 임대료를 내고 공동으로 위탁 운영하고 있어 포스트시즌 입장 수입의 일부를 LG와 두산이 나눠 갖는다. 그럴 때마다 두산은 당당히 가을 잔치에 참가하고 받는 혜택으로, LG는 남의 잔치에 ‘자릿세’만 받는 처지로 치부됐다.
LG만 포스트시즌에 나가고 두산이 탈락한 마지막은 2002년. 24일부터 LG와 NC의 준플레이오프 3, 4차전이 열리는 잠실구장 집 주인들의 풍경도 꼭 12년 만에 뒤바뀌게 됐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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