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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기억] 창틀에 낀 기적의 소녀

입력
2014.10.23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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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12월 2일 저녁, 서울 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문화방송 개국 11주년을 기념해 열린 10대 가수 청백전에서 남진, 이용복, 정훈희, 하춘화 등과 신인상 수상자 김세환과 정미조가 무대인사를 마치고 자리를 뜬 직후였다. 전기과열로 인한 합선으로 조명장치가 폭발했고 발화된 불은 순식간에 무대로 번지며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거대한 불기둥으로 변한 건물 3층에서“살려달라!”외치는 관객들 머리 위로 6세 어린이 조수아양이 창틀에 다리가 낀 채 거꾸로 매달려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방관에 의해 조양은 간신히 목숨을 구했지만 이날 사고로 52명이 숨졌고 76명이 다쳤다. 극적인 순간을 취재한 한국일보 박태홍기자는 그 해 한국기자상과 세계보도사진전 은상을 수상했으며 성인이 된 조수아양은 당시 소방관 및 박기자와 지금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손용석 사진부장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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