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을 입고 다시 땀 흘릴 날을 기다렸는데 지금 이 자리에 붉은 점퍼를 입은 선수들을 보니 끓는 듯한 감정이 치솟는다. 여러 분들의 뜨거운 눈망울이 그리웠다.”
SK 5대 사령탑에 오른 김용희(59) 신임 감독의 취임 소감이다. 김 감독은 2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1994년 비교적 젊은 나이(39세)에 롯데 감독을 처음 했다”며 “그 때는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 영광스러운 자리에 앉은 만큼 내년에 강하고 오래가는 팀을 만들기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 21일 3년 계약 기간을 채우고 물러난 이만수(56) 전임 감독의 바통을 넘겨 받았다. 계약 기간은 2년에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액 9억원을 받는 조건이다. 2011년 9월부터 SK 2군 감독을 지냈던 그는 올해 선수 육성과 신인 스카우트를 통합 관리하는 육성 총괄을 맡았다. 취임식과 동시에 진행된 이임식에 참석한 이 전 감독은 지휘봉을 넘겨 받은 김 감독에게 내년 시즌 선전을 당부했다.
김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시스템 야구’를 내걸었다. 그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기록을 남기고 최근 2년 부진했는데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는 육성 시스템이 가동돼야 한다. 질서 있는 체계, 과학적인 분석을 가미해 매뉴얼을 만들면 팀 성적의 편차는 줄어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SK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강병철 초대 감독님부터 김성근 감독님, 이만수 감독님까지 잘 연결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각 감독님 만의 스타일이 있는데 좋았던 점은 보전하고 좀 더 발전을 시켜나가야 한다. 전날 김성근 감독님을 만나 조언을 구했고, 앞으로 이만수 감독님에게도 계속 조언을 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가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원인으로 선수 리더 부재, 용병 농사 실패, 부상 등 세 가지를 꼽은 그는 “다음 시즌부터 경기 수가 많아지는 만큼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완주할 수 있는 선수들의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 전력적인 측면을 볼 때는 김광현이 해외 진출을 하면 마운드 공백이 크기 때문에 투수 보강이 필요하다. 또 좀 더 빠른 야구, 뛰는 야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해서는 “현재 수석 코치는 김경기 타격코치를 선임했다”면서 “지명 이유는 2군에 있을 때 호흡을 맞췄고,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다. 선수들과의 호흡 관계라든지 야구에 대한 지식과 열정이 뛰어나다. 그 외 보직은 빠른 시일 내에 구성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SK는 이날 박경완 퓨처스(2군) 감독을 1년 만에 육성 총괄로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박경완 총괄은 2002~13년까지 11년간 SK 선수로 뛰면서 팀의 붙박이 안방마님으로 활약하며 전성기를 이끈 간판 스타다.
인천=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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