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첫 내부 출신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이 KB금융그룹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 2008년 KB금융이 출범한 이후 사실상 첫 내부 출신 회장이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현직까지 내던지며 강력한 의지를 보였지만, 외부 출신이라는 한계를 넘지 못하고 근소한 차이로 밀렸다.
9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2일 서울 명동 KB금융 본점에서 5차 회의를 열어 이들 2명과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지동현 전 국민카드 부사장 등 4명의 후보 중 윤 전 부사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관련기사 18면
이날 회추위는 4명의 후보를 상대로 각각 90분간의 심층 면접과 표결을 진행했다. 면접 후 실시된 회추위 1차 투표에서 윤 내정자가 5표, 하 행장이 4표를 얻었지만 회추위 재적 위원 3분의 2 이상(6표) 득표해야 하는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했고, 두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된 2차 투표에서 윤 전 부사장이 6표를 얻어 최종 회장 후보로 결정됐다. 한때 하 행장이 유력 후보로 점쳐지기도 했으나 KB금융 내부 출신이 KB를 이끌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KB금융에서 7년간 재직한 윤 내정자가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윤 내정자는 회추위의 자격검증 절차와 이사회를 거쳐 11월 2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다.
윤 내정자는 2002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시절 고(故) 김정태 전 행장에 의해 국민은행에 영입돼 부행장으로 재무, 전략, 영업 등을 두루 경험해 능력을 검증 받았으며 2010년 KB금융 부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회의 직후 김영진 회추위 위원장은 “회추위가 제시한 대로 전문성, 국제적 감각, 개인적 자질을 염두에 두고 결정했다”며 “여러 부문에서 경험을 쌓고 KB금융에 오래 재직한 점, 입지전적인 약력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윤 내정자는 당장 KB금융의 조직 화합과 결속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면접에서 (윤 후보가) KB금융 가족의 자긍심을 높이는 경영을 하겠다고 한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윤 내정자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역시 “KB의 자긍심을 되살려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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