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션ㆍ세제 등 다양한 향 제품 봇물
나만의 특별한 향기를 갖기 위해 서로 다른 종류의 향을 섞거나 동시에 뿌리는 ‘향기 레이어링’이 향수뿐 아니라 샴푸나 로션, 세탁세제 등 생활용품 분야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또 향수의 진한 향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생활용품 업체들이 다양한 향을 출시하거나 아예 향기 레이어링용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생활용품에서 향기 레이어링은 미국 미용브랜드 배쓰앤바디웍스(BBW)와 빅토리아 시크릿이 시초다. 바디로션과 크림, 미스트가 20가지가 넘는 향기를 가지고 있어 선택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향에 민감한 여성들이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 두 브랜드의 제품을 해외직구 등으로 구매해 사용하다가 더 독특한 자신만의 향을 찾기 위해 제품들을 조합하기 시작했다. 어떤 제품을 섞어야 효과적인지 등의 제조법도 인터넷에서 공유되고 있다.
이에 국내 생활용품 업계에서도 보다 다양한 향을 가진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애경 ‘케라시스 퍼퓸샴푸’는 향수의 발향단계인 탑노트(첫 향기), 미들노트(30~60분 후 중간 향), 베이스노트(잔향)를 세분해 제작됐다. 또 총 12가지의 향의 샴푸, 린스, 헤어미스트를 조합해 사용할 수 있다. 꽃 향기가 나는 퍼퓸샴푸로 머리를 감은 뒤 감귤향의 헤어미스트를 뿌리는 식이다. 대학생 김태연(22)씨는 “특정한 제품의 냄새가 아니라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 나만의 향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기억될 수 있어 여러 가지 향을 섞어 쓴다”고 전했다.
미용 브랜드뿐 아니라 세탁세제에서도 향기 레이어링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한국P&G 다우니는 향기 레이어링용 세탁세제인 ‘향기 레시피6’를 출시했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섬유유연제 2종과 향기지속제 3종 중 각각 1종씩을 골라서 총 6가지의 새로운 향기를 만들 수 있다. LG생활건강도 생활용품 브랜드 ‘THE ANSWER IS WHY’로 다양한 향을 갖춘 세탁세제와 섬유 유연제를 선보였다.
향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며 향기제품은 2012년 첫 선을 보인지 1년도 안돼 생활용품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했으며 현재도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큰 변동이 없는 생활용품 시장에서 이 같은 성장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수나 화장품 등의 미용제품뿐 아니라 생활용품도 향기가 제품의 주요 구매요소가 되면서 향기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며 “소비자가 향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맞춤 향기 시대’가 열릴 것이라 본다”고 전했다.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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