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들의 후배 기 살리기 대작전
단기전은 기 싸움이다. 누가 더 긴장을 안하고 경기를 즐기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은 이를 누구보다 잘 안다. 때문에 후배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각양각색의 방법을 동원한다.
NC 주장 이호준은 긴장감을 풀어주고자 내기를 제안했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티바(티배팅을 할 때 공을 올려놓는 막대)에 모자를 던져 거는 사람에게 100달러를 주자고 한 것이다. 내기 돈은 물론 이호준이 걸었다. 외국인 선수는 물론 선수단 전체가 참가해 경기에 대한 긴장감은 내려놓고 게임을 즐겼다.
LG 최고참 이병규도 선수들과 내기를 자주 한다. 상금이나 상품을 걸면 선수 본인에게 더욱 동기부여가 된다고 믿고 있다. 이병규는 1차전 선발 류제국과 승리 투수 달성 여부를 두고 50만원을 걸었다. 그런데 류제국은 5회말 갑작스러운 ‘헤드샷 퇴장’으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이병규는 “경기 끝나고 (류)제국이가 25만원에 어떻게 안 되겠느냐 했는데 그런 게 어디 있느냐고 대답해줬다”고 웃었다.
LG 주장 이진영은 후배 오지환의 자신감을 키워주고자 공식 인터뷰 장소로 떠밀었다. 이진영 대신 기자회견을 한 오지환은 “상대 팀에서는 나성범이 나온다고 해서 ‘나는 그 정도 급이 안 된다’고 했는데”라며 멋쩍어하면서도 “선배가 한번 경험을 해볼만한 자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도 ‘기 살리기 작전’에 빠지지 않는다. NC 이종욱은 “후배들에게 딱히 많은 얘기를 하지 않지만 흥분하지 말고, 욕심을 내 안타를 치고 2루까지 무리하게 가지 말자고 했다. 기본만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창원=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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