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을 연구한 클라이브 브롬홀은 영원한 어린아이 인간이란 책에서 인간 진화의 비밀을 ‘유아화’로 설명한다. 태어나 1년은 돼야 간신히 걷고 보살핌 속에서 15년은 자라야 성인이 되는 생물학적 단점 때문에 부득이 정교한 사회화가 가능했고, 더불어 뇌도 성장했다는 것이다.
어려지고 약해짐으로써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 진화 존속할 수 있었다는 그의 역설이 과학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는지는 모르겠으나 ‘인간적으로는’ 매력이 있다. 어리고 약한 존재 앞에서 갖게 되는 연민과 보호본능이 적어도 경향적으로는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구분해주기 때문이다. 유전적으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침팬지조차 다른 수컷의 새끼는 서슴없이 죽인다. 그렇다면 우리가 좋은 의미로 쓰는 ‘인간성’이라는 말의 뿌리가 윤리학보다 오래된 종의 기원에 닿아 있을지 모른다.
아이들의 모습을 찍은 어떤 사진들은 그의 이론이 과학인지 낭만적인 이야기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이슬람국가(IS)의 학살 위협에 피난 나온 이라크 북부 난민캠프의 야지디족 어린이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칸키=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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