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당선 예언 유명
창종주 설송스님 입적 후 다툼
유지재단 vs 종단파 소송전 2년
가처분 결정 지연에 주지 측 불만
김대중 전대통령의 당선을 예언한 것으로 알려져 유명세를 탔던 대한불교 불승종 총본산인 경북 봉화군 현불사가 2년 가까이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불승종을 창종한 설송스님이 지난 2009년 입적 후 사찰 운영권을 둘러싼 갈등으로 고소ㆍ고발과 물리적 충돌, 법정 송사가 끊이지 않으면서 일반 신도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불교계와 신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새로운 종정으로 송광스님이 취임한 뒤 이를 따르는 종단파와 반대하는 재단법인 불승회유지재단 측이 맞서면서 물리적 충돌과 경찰 출동, 고소ㆍ고발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유지재단 측이 종단파를 물리력으로 몰아내고 운영권을 장악했고, 현불사 주지인 적멸스님 등 종단파는 지난해 12월 대구지법 안동지원에 주지가 사찰에 들어가 의무를 다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는 ‘부동산 명도단행 가처분’을 신청했다. 부동산명도단행 가처분신청은 일반 가처분신청과 달리 본안소송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으며, 이번 건도 지난 4월까지 3차례 변론이 열렸으나 21일 현재까지 결정이 나지 않고 있다.
앞서 종단파는 지난해 2월 재단파를 상대로 ‘이사결의 무효확인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맞서 재단측도 ‘종정지위부존재 확인 청구소송’을 제기해 올 연말 1심 판결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법조계는 부동산 명도단행 가처분신청도 본안소송 판결이 나야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적멸스님은 “재단 측이 사찰 기능을 마비시켰다”며 “신도들이 편안하게 기도하고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 가처분신청 이유”라며 하루빨리 가처분신청 결정을 해 줄 것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최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종단측 관계자는 또 “현불사에서 조상 제사를 지내는 신도들이 많은데, 지난 추석과 9ㆍ9제때도 재단 측 용역들이 사찰 출입을 막아 조상 제사도 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대구지역 신도 2명이 식사 도중에 종단파라는 이유로 용역들에게 쫓겨났다”고 하소연했다.
대한불교 불승종은 설송스님이 1986년 창종한 불교의 한 종파로, 설송스님이 예언가로 유명하다는 소문에 따라 한때 유력 정치인들이 자주 찾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용호기자 ly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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