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투어 한국에서 출발..."회사에 한국 재원 많아...큰 의미"
"2D따뜻한 질감 3D로 표현...흉내낼 수 없는 우리만의 기술"
“2006년 (픽사의 회장인) 에드윈 캣멀과 디즈니의 총괄로 왔을 때 우리가 원했던 건 전형적인 동화가 아니라 관객이 좋아할 만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는 강한 여성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영화 ‘겨울왕국’ 등의 제작을 총지휘, 애니메이션 제작사 월트디즈니를 부활시킨 존 라세터(57)는 21일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다시 인기를 끌게 된 이유 중 하나로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꼽았다.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벅스라이프’ ‘카’의 감독이자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의 제작 관련 총괄 책임자(CCO)로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등을 기획ㆍ제작한 라세터는 2006년부터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CCO를 겸하며 현대적 동화 ‘공주와 개구리’ ‘라푼젤’ ‘메리다와 마법의 숲’ 등을 내놓았다.
올해 초 개봉한 ‘겨울왕국’은 한국에서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성공을 거뒀고 미국(4억달러), 일본(2억5,000만달러)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매출액(7,700만달러)을 기록했다.
픽사와 디즈니의 차기작들을 소개하기 위해 아시아 투어를 시작한 그는 첫 방문국으로 한국을 택한 것에 대해 “한국은 월트디즈니와 픽사에 큰 의미가 있는 국가라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또 “픽사와 디즈니에서 일하는 한국 출신 재원들이 많이 있는데 국내의 재능 있는 젊은이들에게 애니메이션이 얼마나 환상적인 예술인지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현재 제작 중인 ‘굿 다이너소’를 연출하는 피터 손과 ‘메리다와 마법의 숲’에 애니메이터로 참여한 김재형 등 픽사와 디즈니에는 한국계 또는 한국인 출신이 다수 포진해 있다.
라세터는 디즈니와 픽사의 성공 비결로 “경영자가 아니라 창작자들이 운영하는 회사라는 점”을 꼽으며 “우린 감독들이 마음을 쏟아 부을 수 있도록 격려하는데 그것이 관객을 감동시키는 이유”라고 말했다. 스토리에 담긴 감정과 따뜻한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디즈니와 픽사가 주안점을 두는 건 2D의 따뜻한 질감을 3D 기술에 녹아내는 것이고 그건 아무도 따라 할 수 없는 우리만의 기술력”이라고 자신했다.
라세터는 디즈니와 픽사를 “사촌 사이”에 비유했다. “디즈니와 픽사가 협력하며 기술ㆍ예술적 발전을 이뤄낸다”는 것이다. ‘빅 히어로’ ‘인사이드 아웃’ 등의 개봉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애니메이션은 영감을 주는 예술”이라며 “자신 있게 말하고 약속할 수 있는 건 앞으로도 온 힘을 다해 멋진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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