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통보다 칭찬으로 선수 다독여
이상민(42) 삼성 감독은 아직도 감독 명함이 어색하다. 화려한 선수 생활, 2년 간의 코치 경험, 지휘봉을 잡은 지는 이제 고작 6개월째다. 앞으로 가야 할 길도, 해야 할 일도 많은 만큼 낮은 자세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호통 보다 칭찬으로, 단체 미팅 보다 개인 면담으로 친형 같은 리더십을 발휘 중이다.
삼성은 올해도 부족한 점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오프시즌 동안 이렇다 할 전략 보강을 못하면서 2014~15시즌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희박한 게 사실이다. 허점은 크게 두 곳이다. 외국인 선수와 포인트가드다.
리오 라이온스(27)는 2014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트라이아웃 당시 백발백중의 슛 감각을 보이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시즌에 돌입하니 장점은 사라지고 약점만 부각되는 모양새다. 외국인 선수 한 명 때문에 팀 공격 밸런스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마저 들린다.
라이온스는 골밑 플레이를 기피한다. 3점슛에 자신 있다 보니 외곽 플레이를 즐긴다. 문제는 공이 튕겨져 나왔을 때다. 리바운드를 해 줄 동료가 없다. 게다가 평균 득점이 높은 것도 아니다. 개막 후 5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13.6점으로 기대 이하였다.
박재현도 아직 포인트가드로서 부족하다. 올 시즌 처음 1번이 된 탓에 시야가 좁고, 세밀한 플레이가 아쉽다. 이 감독은 “(재현이가) 대학에서 포인트가드를 해보지 않았다. 많이 어색할 것이다”면서 “그래도 팀에서 가장 빠르고 파워도 있는 만큼 결국 재현이가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최근 이 둘과 면담을 했다. 자신의 선수 생활을 얘기 해주고 싶었다. 이론과 전술, 비디오 분석을 들이밀기 보다 생각을 공유하고자 했다.
그는 “재현이를 불러 ‘요즘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물어봤다. 부담을 갖지 말라고 얘기했다”며 “포인트가드는 정신 없고 바쁜 포지션이다. 궂은 일을 하는 엄마가 되는 게 어떠냐고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또 라이온스에 대해 “충분히 시간을 주면 경기력이 향상될 것”이라며 “선수 본인이 면담에서 ‘이런 수비 농구는 처음’이라고 하더라. 조급해 하지 말라고 해줬다”고 밝혔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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