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차량 실수…마라토너, 지하철타고 결승점으로
선두 그룹에서 달리던 마라톤 선수들이 유도 차량의 실수로 줄줄이 탈락하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인도 남부 카나타카주 방갈로르에서 열린 방갈로르 마라톤대회. 21㎞ 하프 마라톤에 참가한 3명의 선수가 유도차량을 따라 레이스를 펼치다 코스를 이탈했다. 유도차량은 16㎞ 지점에 설치된 반환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엉뚱한 곳으로 향했다. 당연히 선수들도 유도차량을 따랐다.
선수들은 4㎞를 더 달린 후에야 코스를 이탈했다는 걸 깨달았다. 선두권을 형성하다 코스를 이탈한 인드라짓 파텔은 “갑자기 응원하던 사람들이 사라졌다. 그제야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다”며 “반환점 근처에서 우리에게 제대로 된 코스를 알려줘야 할 조직위원회 사람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명백한 조직위의 실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함께 달리던 소지 매튜도 “우리가 코스를 이탈했다는 걸 깨닫고 행인들에게 방향을 다시 물어봤다. 하지만 다들 ‘모른다’고 했다”며 “결국 얼굴도 알지 못하는 행인에게 30루비를 빌려 지하철을 타고 결승점 근처까지 이동했다”고 털어놨다.
결승점에 도착한 이들은 실격 판정을 받은 후 조직위원회에 강력히 항의했다. 하지만 다멘드라 쿠마르 조직위원장은 “의료차량이 유도차 역할을 했는데 큰 실수를 했다”고 사과하면서도 “실격처리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 인디아는 이와 관련해 “마라토너들이 행인에게 돈을 빌려 지하철을 타고 결승점에 도착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있었다”면서 “선수들이 달리는 것에만 집중할 환경이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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