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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오리 러버 덕은 평화의 상징 한국 사회 슬픈 일들 치유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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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오리 러버 덕은 평화의 상징 한국 사회 슬픈 일들 치유했으면..."

입력
2014.10.2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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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ㆍ제2롯데월드 관련 논란, "석촌호수의 친밀감에 장소 선택"

'러버 덕 프로젝트'를 만든 네덜란드 공공미술 작가 플로렌테인 호프만은 "즐거움과 명랑함이 내 작품의 원천"이라며 "아름다운 것을 만드는 데서 자유를 느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러버 덕 프로젝트'를 만든 네덜란드 공공미술 작가 플로렌테인 호프만은 "즐거움과 명랑함이 내 작품의 원천"이라며 "아름다운 것을 만드는 데서 자유를 느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오늘 아침 호텔에서 커튼을 열었을 때 호수에 떠 있는 러버 덕을 처음 봤습니다. 정말 좋았어요.”

서울 잠실동 석촌호수에서 거대 오리가 비바람을 피해 철거된 20일 오후 ‘러버 덕 프로젝트’의 작가 플로렌테인 호프만이 서울에 도착했다. 호프만은 21일 아침에야 호수에 뜬 오리를 처음 볼 수 있었다. 그는 러버 덕의 모습에 만족하면서도 “푸른 하늘이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러버 덕 프로젝트는 장난감 회사 ‘톨로’가 만든 물놀이용 장난감 오리를 거대하게 만들어 호수에 띄우는 작품이다. 크기 16.5m, 무게 7톤에 달하는 초대형 오리는 수면 바로 아래 놓인 수상 플랫폼 위에 앉아 관객을 맞이한다.

러버 덕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주최자인 롯데월드몰은 18일 하루에만 23만여명이 러버 덕을 보러 석촌 호수를 방문한 것으로 집계했다. 호프만 역시 자신의 러버 덕을 매우 좋아한다. “매끈한 노란색, 붉은 부리, 툭 튀어나온 둥근 머리를 보세요. 아기 같죠. 이걸 만든 사람은 천재예요.” 그는 러버 덕을 ‘평화의 상징’이라 부른다. “사람들은 러버 덕을 통해 하나로 이어지고 함께 행복해진다”고 호프만은 말했다.

호프만의 작품에 러버 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석촌호수 옆 롯데에비뉴엘 아트홀에는 그의 과거 작품 사진이 전시돼 있다. 그가 좋아하는 동물 장난감의 크기를 늘린 초대형 공공 미술 작품이 대부분이다. 호프만은 “대학생 때부터 나의 작품은 미술관이나 갤러리 밖에 있었다”며 “예술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예술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거대작품은 후원자가 없이는 성립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그의 작품은 정치성ㆍ상업성 논란에 휩싸이곤 했다. 석촌호수의 러버 덕 역시 송파구 일대의 싱크홀 사고와 제2롯데월드 건설을 둘러싼 논란을 묻으려는 시도라는 비판을 받았다. 호프만은 이에 대해 “석촌호수를 선정한 것은 물이 잔잔하고 주변 건물이 호수를 둘러싸 친밀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나의 작품이 후원자들에게 이득을 주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나는 간섭 없이 내가 원하는 작품을 만듭니다. 사람들도 내 작품을 좋아합니다. 모두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호프만은 세월호 참사와 판교테크노밸리 참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연이겠지만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4월 16일은 내 생일이기도 해요. 소식을 듣고 슬펐습니다. 이 작품이 많은 이들의 슬픔을 치유하고 기쁨을 주길 바랍니다.”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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