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최근 택시가 급증해 당국이 운행을 규제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일본 지지(時事)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지난달 평양을 방문해 택시 운전사들을 조사하고 돌아온 일본의 동아시아연구자인 아라마키 마사유키(荒卷正行)를 인용해 “택시산업에 새로운 외국 자본이 참여해 갑자기 대수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아마라키는 “얼마 전까지 여명기였던 평양의 택시업계가 다음 단계로 접어들어 수요에 따른 도태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평양에서는 2011년 김정일 사망 직후부터 중국제 택시가 등장해 올해 초 약 500대까지 늘었다. 지난 5월에 홍콩과 합병한 택시회사가 새로 500대를 투입해 현재는 1,000대 규모에 이른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이 회사는 회사명으로 ‘KKG’라는 로고를 쓰고 있다.
택시가 늘어나자 북한 당국이 새로운 규제도 도입했다고 아마라키는 전했다. 번호판의 마지막 숫자 홀ㆍ짝수 차량을 나눠 각각 홀수일과 짝수일만 운행하도록 해 하루 운행대수를 500대로 제한했다는 것이다.
평양에는 과거 있던 낡은 모델의 택시는 지금은 거의 사라졌고 투톤으로 외장을 통일한 새로운 차량이 시내 곳곳을 다니고 있다. 택시마다 요금기도 있어 처음 4㎞까지 기본요금은 2달러다. 지불은 달러나 중국 위안화로만 가능하다. 고위층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민들도 합승 등의 형태로 타고 다니고 통학에 이용하는 대학생도 있다고 한다.
아라마키는 “서비스업에서 경쟁이 생겨나는 등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평양에 시장경제의 역동성이 정착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소비에 선택지가 생겨나고 구매력 있는 중간층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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