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SK플래닛, SK해운 등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소리 소문 없이 구조 조정에 착수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이 구조조정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은 하성민 사장이 7월에 사내 메시지를 통해 본사의 지원 부서 인력을 대폭 줄여서 현장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바 있다. SK 관계자에 따르면 “사내에 미래혁신전담팀을 만들어 현장배치 인력 규모 등 구조조정 기본 계획안을 마련했다”며 “그 동안 경영진이 결단을 미뤄 실행에 옮기지 못했는데, 최근 경영진의 재가가 나 이르면 이달이나 다음달 중 구조조정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SK해운도 최근 고참 부장 4명이 사퇴했다. 명예퇴직 형식을 밟았지만 사실상 사퇴를 권고한 구조조정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그룹에서 1965년생 부장들이 임원 승진을 하면서 그 이전 세대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SK플래닛도 상반기에 인력 재배치와 명예 퇴직 신청을 통해 약 300명의 직원을 정리했다.
이처럼 SK그룹이 주요 계열사의 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은 실적 악화와 관련이 깊다. SK해운은 해운업계의 업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2012년 608억원, 지난해 1,062억원 등 2년 연속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현금 흐름 악화가 구조 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통신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2011년 약 1조7,000억원이었던 당기 순이익이 지난해 9,102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SK 관계자는 “2012년 SK하이닉스를 인수하면서 일부 자금을 빌렸고, 지난해와 올해 통신망에 투자를 하면서 보유 현금이 마이너스에 이를 것이란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C도 최근 10여명을 정리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와 SK네트웍스도 지난해 수백 명의 인원을 조정했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실적 악화에 따른 인원 조정은 어느 기업이나 실시하는 일상적인 경영 활동”이라며 “그룹에서 나이 제한 등 일괄 지침을 내려 보내 정리하는 것은 아니고 개별 계열사 상황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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