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18기4중전회)가 20일 베이징(北京)에서 개막됐다. 4중전회는 공산당 최고권력기구인 당 대회에서 선출된 중앙위원들이 국정 주요 현안을 심의ㆍ의결하는 회의다.
2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회의의 가장 중요한 안건은 ‘의법치국’(依法治國)이다. 의법치국이 4중전회의 주제가 된 것은 처음이다. 신화통신은 이날 “의법치국을 전면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한 중대한 문제를 집중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중국 정치 발전과 개혁 과정에서 시대의 획을 긋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선 법치정부를 건설하고 사법부의 공신력을 높이며 인권 존중을 보장하는 각종 구체적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중화권 매체는 법원과 검찰, 반부패 기관들을 당과 정부 기관에서 독립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지방 정부의 반부패 기관인 감찰국과 반탐국(反貪局)도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직속인 반부패 총국의 지휘를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신화통신은 이날 “의법치국은 중국특색사회주의법치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은 뒤 “법치중국을 건설하는 것은 중국공산당의 역사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어디까지나 당이 먼저인 중국식 법치를 하겠다는 의미다.
18기4중전회가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권력을 더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에 본부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訊)은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류위안(劉源)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정치위원(상장)과 장여우샤(張又俠) 총장비부 부장(상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류 위원은 류사오치(劉少奇) 전 주석의 아들, 장 부장은 장쭝쉰(張宗遜) 전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의 아들이다. 또 리셴녠(李先念) 전 주석의 사위인 류야저우(劉亞洲) 국방대학 정치위원(상장)의 국방부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3명 모두 시 주석과 같은 ‘태자당’(혁명 원로나 당 고위 간부 자녀 집단)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저우융캉(周永康) 전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에 대한 사법 처리 방향이 나올 지도 관심사이지만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홍콩 민주화 시위가 23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회의가 열린다는 점에서 이 문제도 어떤 형식으로든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공산당은 5년마다 전국대표대회를 열어 200여명의 중앙위원회를 구성하며, 중앙위원회는 5년 간 통상 7번의 전체회의를 열어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