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LG 트윈스의 포스트시즌 진출기는 '드라마'와 같았다.
LG는 2014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날인 17일에야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5-8 패했지만, 앞서 서울 목동구장에서 끝난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5위팀인 SK가 2-7로 진 덕분에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차지했다.
LG는 지난 8월 21일부터 4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가을 DNA'를 발휘한 SK의 추격에 단 한 순간도 포스트시즌을 장담할 수는 없었다.
그만큼 올 시즌 4위 자리 다툼은 치열했다.
한때 LG, SK, 롯데, 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가 2경기 차로 자리 빼앗기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사실 LG가 4위 싸움에 가담한 것 자체도 극적이었다.
5월 말까지만 해도 LG는 9개 구단 중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즌 초에는 연패 행진을 겪더니 지난 4월 23일에는 사령탑인 김기태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돌연 사퇴를 표명하는 사태에 부닥쳤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양상문 감독이 새로 부임한 이후 LG는 급하지 않게 차근차근 팀을 다져나가기 시작했다.
양 감독은 취임식에서 '배터리 재건'을 숙제로 내걸더니 마운드를 보강해 '최강 불펜'이라는 결실을 보았고, 이는 LG가 상승세를 탄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경기력을 강조한 결과 시즌 후반에는 뒷심을 발휘해 짜릿한 역전승을 수차례 일구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4연승을 달린 지난 9일에는 4월 9일 이후 6개월 만에 승률 5할을 회복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4위 자리는 여전히 불안했다.
양 감독은 "뒤쫓는 것보다 앞에서 4위를 지키는 것이 더 어려웠다"며 "승차가 빡빡한 상태에서 뒤집힐 수도 있다는 부담이 컸지만, 다행히 한 번도 안 빼앗겼다"고 돌아봤다.
LG는 작년에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경험을 '드라마'로 불렀다. 정규리그 2위에 올라 무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섰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롤러코스터같은 '기적의 레이스' 끝에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운까지 들어맞아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LG가 오는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드라마를 이어서 써나갈지 기대감이 커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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