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테크노밸리 공연장 추락 사고발생 직후 사망ㆍ중상자들이 이송된 병원 응급실은 아수라장이 됐다.
17일 오후 6시 30분쯤부터 사망자 4명과 중상자 2명 경상자 2명이 치료를 받고 있는 분당제생병원 응급센터는 취재진과 혹시나 가족이나 지인이 변을 당했을까 싶어 한걸음에 달려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병원 측은 진료를 위해 방문객들로부터 환자 이름을 하나하나 확인해가며 출입을 제한했다.
이날 공연장을 찾았다 변을 당한 정모(47)씨의 사망 사실을 오후 9시쯤 응급실에서 확인한 그의 여동생은 “엄마 아빠한테 이러면 안 되지. 오빠, 왜 거기서 그러고 있어. 눈 좀 떠봐. 이건 말도 안 된다”고 대성통곡하며 주저 앉아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자신을 박모양의 어머니라고 밝힌 40대 여성도 “우리 딸이 흰 신발을 신고 있고 얇은 금반지를 끼고 있는데 혹시 병원에 왔느냐”며 응급실 의료진들의 옷소매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사망자 3명과 중상자 4명이 이송된 분당 차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성남 은행동에서 왔다는 김모(61ㆍ여)씨는 “혹시나 조카들이 공연장을 찾은 것은 아닐까 싶어 놀란 마음에 병원을 찾았다”며 “다친 사람 명단에 없어 다행이지만 조카와 연락이 되고 있지 않아 불안하다”고 울먹였다. 사고 현장 인근의 성일정보고 교사도 “볼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려다 뉴스를 보고 달려왔다. 우리 학교 학생은 없지만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분당차병원 관계자는 “중상자들의 상태가 위중해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며 “사망자 중 40대로 추정되는 남성은 아직 신원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급박했던 추락 당시 목격자의 증언도 나왔다. 추락 후 환풍구 턱에 걸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져 성남 정병원에서 다리 타박상 진료를 받고 있는 한모씨의 지인 이모(33)씨는 “내가 서 있던 환풍구 덮개는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붕괴되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서 있었던 곳은 노래가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푹 꺼져 사람들이 사라졌다”며 “환풍기 주변에 올라가면 안 된다는 경고 표시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성남=장재진기자 blanc@hk.co.kr
한형직기자 hjhan@hk.co.kr
김민정기자 fac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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